비스트에게 물었다, 케이팝 열풍의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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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9월 22일 07시 00분


‘팬들과 하나되어.’ 스페인에서 케이팝 공연을 마친 그룹 비스트가 마드리드 중심가 마요르 광장에서 팬들과 만나 사진촬영을 함께 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방문의해위원회
‘팬들과 하나되어.’ 스페인에서 케이팝 공연을 마친 그룹 비스트가 마드리드 중심가 마요르 광장에서 팬들과 만나 사진촬영을 함께 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방문의해위원회
유럽선 볼 수 없는 아이돌이니깐…

커버댄스 페스티벌 둘째 날 ‘케이팝 로드쇼’
1000여팬 미니 콘서트서 한국어 가사 떼창
“팬들 직접 보니 인기 실감…자신감 생겼다


상상해온 일을 눈으로 확인했을 때 느끼는 희열은 맛 본 사람만 안다.

스페인에서 케이팝 공연을 펼친 한국가수 1호로 기록된 아이돌 그룹 비스트의 리더 윤두준은 “조금 예상은 했지만 열기가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며 놀라워했다. 손동운은 “마치 콜럼버스가 신대륙을 발견한 느낌”이라는 말로 새로운 무대가 될 유럽 시장에서의 출발을 알렸다.

비스트는 20일과 21일(이하 한국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2011 케이팝 커버댄스 페스티벌’(주최 한국방문의해위원회·이하 커버댄스)에 맞춰 심사위원 자격으로 현지를 찾았다. 각각 이스탄불과 헬싱키를 경유해 스페인을 오고 간 비스트의 일정은 2박3일. 여섯 멤버 모두 유럽 방문은 처음이다.

피로에 지칠 법한데도 비스트는 “자신감을 얻었다”며 앞으로 유럽을 포함해 세계를 자신들의 무대로 삼겠다고 선언했다.

21일 오전 5시 마드리드의 티에르노 갈반공원 야외공연장에서 열린 ‘커버댄스’의 이틀째 행사 ‘케이팝 로드쇼’에 참여한 비스트를 공연 직후 만났다. 30분간 진행된 미니 콘서트였지만 현장에는 1000여 명의 팬들이 몰렸다. 팬들은 한국어로 비스트의 ‘픽션’과 ‘숨’을 소리쳐 따라불렀고 그 에너지 덕분인지 비스트는 인터뷰에서도 설레는 표정을 감추지 않았다.

● “직접 보니 인기 실감, 이제 유럽으로”

“일본, 태국처럼 스페인에서도 우리 노래를 따라부르는 팬들이 많고 심지어 그 응원 방법도 똑같아요. 우리가 나온 사사로운 동영상까지 모두 챙겨보고 있다는 게 놀라워요.”(용준형)

20일 열린 ‘커버댄스’ 경연에 참가한 유럽 케이팝 팬들의 춤 실력을 직접 심사한 소감은 어떨까. “유튜브를 통해 유럽에서 우리 춤을 따라하는 걸 많이 봤지만 직접 보니 제대로 실감이 났다”는 양요섭은 “그동안 우리 무대는 주로 아시아였는데 이제는 유럽도 포함됐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스페인의 케이팝 열풍을 목격하기 전까지 비스트는 “과대포장돼 한국에 알려진 건 아닐까” 의구심도 갖고 있었다고 했다.

“직접 보지 않아서 쉽게 믿기지는 않았어요. 몸소 체험하니 (의심이)없어졌어요. 자신감이 생겼고 유럽에서도 잘 할 수 있을 것 같아요.”(윤두준)

비스트는 연말 영국에서 소속사 큐브엔터테인먼트 가수들과 ‘유나이티드 큐브’ 합동 콘서트를 연다. 이어 브라질에서도 공연을 추진 중이다. 이 무대는 비스트가 유럽과 남미 진출을 선언하는 신호탄이 될 전망.
● “아이돌 그룹이란 자체가 강점”

비스트는 유럽에서 케이팝이 인기 있는 이유를 놓고도 각자의 의견을 내놓았다.

손동운은 “유럽에서는 그룹이 활성화하지 않았고 아이돌 같은 화려한 그룹은 더욱 없다”고 했다. 용준형은 “유럽은 밴드 위주의 음악이 많은데 우리는 그룹이고, 또 그룹 안에서도 각자의 캐릭터가 강하다”며 인기 이유를 설명했다. 양요섭은 “아이돌 그룹이란 것 자체가 강점”이라고 분석했다.

케이팝 열풍이 유럽에서 빠르게 퍼지고 있는 데에는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의 힘이 절대적이었다. 멤버 가운데 가장 트위터에 열심인 양요섭은 “수많은 나라의 팬들이 트위터 멘션으로 글을 보내주는데 번역기를 돌려서 읽어야 할 정도로 다양하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유럽은 비스트 외에도 다양한 아이돌 그룹들의 격전장이 되어가고 있기도 하다. 유럽 팬들을 사로잡을 비스트 만의 ‘무기’를 묻자, 멤버들은 “너무 어렵다”며 한 동안 입을 다물고 생각하더니 하나씩 비장의 카드를 꺼내놓았다.

“댄스 그리고 파워.”(용준형)

“트위터를 이용한 팬과의 만남 그리고 소통.”(손동운)

“비트 있는 음악.”(이기광)

“그 나라 언어가 아닌 한국어로 부르는 케이팝.”(장현승)

마드리드(스페인)|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트위터@madeinhar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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