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산한 가을, 극장가에 사랑이 넘쳐난다. 따스한 감성이 가득한 정통 멜로영화가 스크린을 채웠던 예년과 달리 올가을 극장가는 로맨틱 코미디가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두 장르의 꽃은 단연 주연 여배우들. 송혜교, 한효주, 한예슬, 김하늘, 이시영, 이윤지가 그 주인공이다.
한효주와 송혜교는 20일과 27일 각각 개봉하는 ‘오직 그대만’과 ‘오늘’의 주연배우. 한효주는 전직 복서와 사랑에 빠지지만 시력을 잃어가며 아픔을 겪는 여자로 소지섭과 호흡을 맞췄다. ‘오늘’의 송혜교는 사고로 연인을 잃은 뒤 용서의 의미를 찾아가는 다큐멘터리 PD 역할을 맡아 감성적 연기를 유감없이 펼쳐냈다.
정통 멜로(오직 그대만) 혹은 멜로에 가까운 감성 드라마(오늘)의 주연인 이들에 맞서 한예슬과 김하늘, 이시영과 이윤지는 로맨틱 코미디의 헤로인으로 쌀쌀한 가을 날씨에 웃음의 훈풍을 불어넣는다.
이시영·이윤지는 연애와 로맨스에 관한 다섯 청춘의 이야기를 그리는 ‘커플즈’로 11월 3일 관객을 만난다. 김주혁과 공형진, 오정세가 두 여자의 발랄함에 힘을 더하는 남자주연으로 호흡을 맞췄다.
한예슬은 송중기와 함께 ‘티끌모아 로맨스’를 11월 10일 개봉한다. 한예슬은 청년백수와 ‘국보급 짠순이’ 여자의 좌충우돌 해프닝을 그리며 드라마 촬영 거부 파문을 잠재울 기세다. 일본만화를 원작으로 한 ‘너는 펫’의 주연은 김하늘. 역시 11월 10일 장근석과 함께 발랄한 설정의 로맨스를 펼쳐간다. 노련한 여배우들도 사랑의 대열에 합류한다. 11월 17일 나란히 개봉하는 멜로영화 ‘사물의 비밀’의 장서희, 로맨틱 코미디 ‘완벽한 파트너’의 김혜선은 젊은 여배우들 못지않은 감성으로 사랑에 관한 또 다른 이야기를 전한다.
관객으로서는 아름다운 여배우들의 향연이 마냥 즐겁기만 하다. 하지만 경쟁은 경쟁. 여느 때보다 강렬한 로맨스와 진한 멜로의 감성이, 비수기로 꼽히는 가을 극장가에 어떤 활력을 불어넣을지 또 이들 여배우의 경쟁이 어떤 결과를 낳을지 관심거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