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상자 “프러포즈 하려면 우리 무대로 오세요”

  • Array
  • 입력 2011년 10월 18일 03시 00분


코멘트

‘사랑담기’ 공연 600회 돌파하는 유리상자 26일부터 콘서트

관객이 코러스로 참여해 노래 부르기, 관객을 위한 곡 만들어 선물하기…. 공연 도중 ‘음악’을 매개로 한 이벤트는 ‘별의별 것’을 다 했다는 유리상자의 듀오 박승화(왼쪽)와 이세준. 제이제이홀릭미디어 제공
관객이 코러스로 참여해 노래 부르기, 관객을 위한 곡 만들어 선물하기…. 공연 도중 ‘음악’을 매개로 한 이벤트는 ‘별의별 것’을 다 했다는 유리상자의 듀오 박승화(왼쪽)와 이세준. 제이제이홀릭미디어 제공
“이젠 다른 콘서트에서도 많이 하는데 꼭 해야 하나 싶다가도, 당연하다는 듯 기다리는 관객들을 보면 안 할 수가 없어요.”(이세준·39)

남성 보컬듀오 ‘유리상자’의 시리즈 콘서트 ‘사랑담기’에 가면 빠짐없이 열리는 이벤트가 있다. ‘프러포즈’와 ‘노불드’(노래를 불러드립니다)다. “데뷔 직후 알려진 노래가 ‘순애보’밖에 없어 즉석에서 관객이 원하는 노래를 불러주었죠. 그때 ‘저 결혼하는데 이 노래 불러주세요’ 같은 요청이 많아지면서 ‘프러포즈’ 코너가 생겼어요.” 요즘은 다른 콘서트들도 이런 이벤트를 많이 열고 있으니 유리상자가 이벤트 콘서트의 원조 격인 셈이다.

데뷔 15년째를 맞은 유리상자가 26일부터 다음 달 5일까지 서울 종로구 학전블루소극장에서 ‘서른세 번째 사랑담기-처음처럼’을 연다. “소극장에서 시작했는데 어느 순간 규모가 커졌더라고요. 올 초부터 다시 소극장으로 돌아오려고 작심했죠.”(박승화·42) 공교롭게도 이 극장은 1997년 9월 데뷔한 듀오가 그해 12월 첫 ‘사랑담기’ 콘서트를 열었던 곳이다. 사랑담기 공연이 600회째 열리는 날(10월 30일)이 이번 공연 기간에 끼여 있다.

이야기는 자연스럽게 유리상자의 공연 초기 시절로 흘렀다. 당시 연주자 7명과 함께 무대에 섰다. 관객 200여 명 앞에 모두 9명이 무대에 오르니 무대가 좁아 잘 움직이지도 못했다. 이번 공연은 둘만 무대에 오르지만 콘셉트는 당시 공연과 같다.

“무대를 우리 방처럼 꾸밀 거예요. 관객이 입장하면 침대에서 잠옷 입고 자던 우리가 일어나 화장실에 다녀온 뒤 목 풀면서 노래 연습을 시작하는 식이죠.” 박승화는 “첫 공연 땐 경기 고양시 일산 집에 있는 조카 2층 침대를 분해해 자동차에 싣고 서울 대학로로 가지고 와 다시 조립해 무대 세트를 꾸밀 정도로 ‘무식하게 열정적’이었다”고 회고했다. 당시 자동차로는 분해한 침대를 한 번에 옮길 수 없어 일산과 대학로를 두 번 왕복했다고 한다.

듀오는 “유리상자를 ‘보러 간다’가 아니라 ‘만나러 간다’고 생각하고 공연장에 와 달라”고 당부했다. 이들의 공연은 ‘관객 오리엔테이션’이라 불릴 정도로 관객 참여 코너나 관객들과의 대화 시간이 많다. “이번엔 소극장에서 공연을 하니 더욱 친근감을 느낄 수 있을 거예요. 2시간 공연이 끝난 뒤 길 가다 저희를 보면 ‘어! 안녕하세요’ 하고 인사하게 될지도 몰라요.”

유리상자는 음반 작업도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지난달 9일부턴 2주 간격으로 ‘인형의 꿈’(일기예보) ‘사랑했던 날’(휴식) ‘비 오는 거리’(이승훈) 등 리메이크 곡을 발표했다. 올해 말까지 리메이크 곡 10개 정도를 내 앨범을 만들고 내년에 12집을 발표할 예정이다. 1544-1555

강은지 기자 kej09@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