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최초의 영화라 할 만한 김도산의 ‘의리적 구투’가 선보인 것은 1919년 10월 27일이었다. 단성사에서 연극 작품 속 무대의 스크린에 삽입하는 연쇄극의 형태로 상영됐지만 최초의 극영화 ‘월하의 맹세’보다 3년이 앞섰다. 영화계는 이를 기념해 ‘영화의 날’로 정해 매년 행사를 열고 있다. 하지만 영화의 날은 처음, 10월 21일로 정해졌다.
1959년 오늘, 한국영화제작가협회는 그 영화의 날을 제정했다. 영화제작가협회는 “국산영화 사상 처음으로 찬란한 개화기를 맞이하여 앞날의 빛나는 발전을 축복하고 나아가서는 영화문화를 통한 민족예술에 이바지한다”는 취지를 내세웠다.
이와 함께 기념행사도 열었다. 이날 오후 6시 서울 소공동 국제그릴에서 한국영화에 공헌한 영화인들을 대상으로 표창을 수여한 것이다. ‘춘향전’의 홍성기 감독, 배우 전옥과 복혜숙, 황정순, 도금봉, 최은희, 엄앵란, 김승호, 김진규, 허장강, 김동원 등, 그리고 ‘기술자’라는 이름으로 묶인 6명의 스태프가 표창을 받았다.
영화의 날이 10월 27일로 바뀌어 오늘에 이르게 한 것은 1963년. 영화제작가협회의 범위를 넘어 한국영화인협회가 ‘의리적 구투’의 첫 상영일을 기념해 새롭게 제정했다. 한국 배우들이 출연해 흥행을 목으로 한 첫 영화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고 크다는 판단에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