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별(21)은 가만히 있어도 큰 눈을 더 크게 뜨고 이렇게 되물었다. 그리고 곧바로 “예쁘지 않아도 개성 있으니까 좋아요”라며 자평을 했다. 그러더니 이내 “유아인 오빠도 제가 예쁜 얼굴은 아니라고 했어요”라며 호탕하게 웃었다.
‘완득이’(감독 이한)에서 완득이(유아인)의 여자친구 윤아를 연기한 강별을 만나보면 영화 속 모습 그대로이다. 엉뚱하면서도 발랄한 성격이 매력적이다.
강별은 2009년 ‘여고괴담 5’를 통해 데뷔했다. 하지만 본인 표현을 빌리면 “제가 출연한 장면을 유심히 찾아야 할 정도로 스치듯 나온” 정도의 비중이었다. 그가 본격적으로 영화의 맛을 본 첫 작품이 바로 ‘완득이’다. “이한 감독님을 만났는데 ‘왜 연기를 하니’라고 묻더라고요. 당시 제 상황이 좀 열악했거든요, 하하. 그래서 ‘돈 많이 벌고 싶어서요’라고 대답했죠. 그러자 바로 윤아 역을 맡았어요. 윤아와 제가 많이 닮았대요.”
영화에서 윤아는 전교 1등을 놓치지 않는 모범생. 울다가 어느새 웃는 예측불허의 성격을 지닌 소녀다. 이런 그가 반항아 완득이와 여자친구가 된다. 강별은 유아인과 영화 속에서 키스 장면도 찍었다.
“두려워요. 유아인 오빠 팬들이 제 트위터와 미니홈피에 흔적을 남기고 있어요. 유아인 오빠는 늘 솔직히 얘기하는데 저한테 예쁘지 않다고 말하는 건 기본이죠. 그래서 더 연기하기 편했어요.”
1등만 하는 모범생 윤아는 왜 꼴등이고 문제아인 완득이에게 끌렸을까. 강별은 “원래 나와 반대의 사람에게 끌리는 게 사랑”이라며 “저도 평소 개성 있는 사람이 좋은데 이상형은 양동근 선배”라고 주저없이 말했다.
강별은 어릴 때부터 무대만 있으면 무조건 올라 노래하고 춤을 췄다. 연기자가 되기로 결심한 건 캐나다 유학에서 돌아와 고등학교를 다닐 때다.
“연기수업을 받다가 반했어요. 직업으로 선택하면 후회하지 않을 것 같았어요. 해보니 더 좋아요. 밤을 새도 좋고 촬영장에서 먹는 밥차의 밥도 정말 맛있어요.”
강별 주위에는 조언을 아끼지 않는 ‘멘토’가 있다. 완득이의 욕쟁이 담임 김윤석도 그 중 한 명. 같은 소속사인 김윤석은 강별에게 무심히 툭 내뱉듯 한 두 마디씩 건넨다고 한다. 하지만 그 말 속에 후배에 대한 각별한 애정과 관심이 숨어 있다.
“‘너무 생각 많이 하지 마’ 같은 말을 정말 쿨하게 던진다.”
외삼촌인 배우 강성진도 그의 연기 멘토다. 한 집에서 같이 사는 둘은 외삼촌과 조카이자 선·후배 연기자이다.
활발한 성격과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캐나다에서 보낸 강별은 친구의 분포도 다국적이다. “전국과 세계에 친구가 아주 많다”고 자랑하던 그는 “뱀파이어나 인어공주처럼 일반인으로는 할 수 없는 역할을 연기하고 싶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