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쾌함을 추구하는 크리스피 크런치의 두 멤버 치지(왼쪽)과 씨에스피. 이들은 ‘크크TV’라는 인터넷 방송을 만들어 자신들의 소소한 일상을 소개하고 있다.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트위터@k1isonecut
■ 두번째 싱글 낸 힙합듀오 크리스피 크런치
심심할때 듣는 최고의 파티 유닛 듣고 보고 따라 부르는 힙합 추구
이번 싱글 ‘금붕어’ 슬픈 서정 담아 자선공연 벌이는 건전한 힙합천사
“두 명의 싸이가 힙합을 한다고 생각해주세요.”
16일 두 번째 싱글 ‘금붕어’를 발표한 힙합듀오 크리스피 크런치(치지·씨에스피)는 자신들을 이렇게 소개했다.
싸이처럼 신나는 음악과 에너지 넘치는 무대로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사랑받는 가수가 되고 싶다는 의미다.
팀 이름을 과자 이름으로 지은 것도 “입이 심심할 때 과자를 먹듯 우리 음악도 심심할 때 듣는 음악으로, 배고파서 먹는 ‘밥’이 아니라 먹고 싶어 찾아먹는 ‘간식’ 같은 음악을 하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최고의 ‘파티 유닛’이 되자는 게 우리의 목표다. 파티는 말 그대로 잔치다. 시골 장마당에서도 파티를 할 수 있다. 음악은 달라도 흥은 누구에게나 같을 것이다. 남녀노소가 모두 즐기고 따라 부를 수 있는, 보면서 들을 수 있는 음악을 하고 싶다.”
크리스피 크런치의 두 멤버, 치지와 씨에스피는 이미 언더 힙합무대에서는 인정받는 실력자다.
씨에스피(본명 박인엽·25)는 중학교 1학년 때부터 서울 홍익대 주변 클럽가에서 힙합공연을 시작해 21세 때 소울커넥션이라는 레이블을 만들어 자신의 첫 앨범을 내기도 했다.
치지(본명 이상학·27)는 고교 1학년 때 밴드의 랩보컬로 활동하며 음악을 시작했다. 2008년 ‘타타클랜’이라는 힙합그룹으로 데뷔한 후 언더그라운드 무대에서 활동해 왔다.
● 듣는 건 기본 보면서도 신이 나는 힙합 추구
두 사람은 2009년 처음 만나 크리스피 크런치를 결성했다. 씨에스피는 “타타클랜 공연을 보면서 에너지 넘치는 치지에 매력을 느껴, 함께 음악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전까지 음악은 들려주는 것이라고만 생각했는데, 타타클랜을 보면서 ‘보는 음악’도 있다는 걸 알았다”고 치지와의 첫 만남을 회상했다.
치지도 “나이는 내가 형이지만, 씨에스피가 음악적으로는 형 같은 존재다. 배울 게 많은 동생이다”고 말했다.
첫 싱글 ‘섬스 업’은 흥겨운 힙합댄스곡으로, 크리스피 크런치가 추구하는 ‘보여주는 음악’이었다. 그러나 이번 새 싱글 ‘금붕어’는 슬픈 서정을 느낄 수 있는 힙합 발라드다.
이들은 “첫 싱글에서 우리 콘셉트를 많이 보여줬으니 이번엔 분위기를 확 바꿔보고 싶었고, 신나는 음악만 하다보면 음악성이 묻힐 수 있으니 실력도 보여줄 겸 ‘가라앉는’ 발라드를 내게 됐다”고 설명했다. ‘금붕어’는 헤어진 연인과의 기억을 금붕어처럼 빨리 잊고 싶다는 내용으로, 가수 시현이 보컬 피처링 했다.
최근 홍익대 주변에서 활동하는 언더 힙합가수들이 대마초 흡연으로 무더기 적발된 바 있다. 홍익대 인근에서 활동했던 크리스피 크런치는 ‘건전한 힙합듀오’를 표방했다. 현재 경희대 국제경영학과에 재학중인 치지는 술 한 모금도 못하고 운동을 좋아하는 ‘모범생’이다. 씨에스피 역시 수년전부터 1년에 한번은 반드시 자선공연을 벌여 불우이웃을 돕고 있다. 작년 크리스마스에 구세군 자선냄비와 함께 공연을 기획했던 크리스피 크런치는 내년 1월엔 홀트아동복지화와 손잡고 다시 자선공연을 벌일 예정이다.
“우리는 ‘힙합전사’는 아닙니다. 힙합천사가 될 겁니다. 하하.”
● 씨에스피
중학교 1학년 때 서울 홍익대 클럽가에서 힙합공연을 시작 21세 때 첫 앨범을 낸 ‘홍대 전설’
● 치지
고교 1학년때 밴드 랩보컬로 활동 시작 2008년 힙합그룹 ‘타타클랜’으로 언더그라운드 활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