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널A 개국 주말드라마 ‘천상의 화원-곰배령’ 유호정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1월 29일 03시 00분


“가족 상처 치유하는 따뜻한 드라마, 환상 공간 속 ‘한편의 애니’ 보는듯”

‘천상의 화원-곰배령’에서 유호정이 맡은 여주인공 정재인은 드라마를 밝고 생기있게 끌어가는 배역이다. 이종한 PD는 “작가들이 대본을 쓸 때부터 유호정을 상상하며 썼다”고 귀띔했다. 채널A 제공
‘천상의 화원-곰배령’에서 유호정이 맡은 여주인공 정재인은 드라마를 밝고 생기있게 끌어가는 배역이다. 이종한 PD는 “작가들이 대본을 쓸 때부터 유호정을 상상하며 썼다”고 귀띔했다. 채널A 제공
“엄마∼.” 밥을 먹던 ‘딸’이 엄마를 보더니 어리광을 부렸다. “응, 그래그래, 많이 먹어야 돼.” 딸의 등을 토닥이며 응석을 받아주는 엄마. “아이들이 친딸 같아요. 엄마 역할에 몰입하다 보니 감정이 과도하게 표현될까 걱정될 정도죠.”

경기 안성 동아방송예술대 종합촬영소에서 만난 유호정(42)은 옆에서 밥을 먹는 아역 배우 안서현(7)을 바라보며 “연기인지 실제인지 헷갈린다”고 서로가 가족 같은 촬영장 분위기를 전했다. 이들 ‘모녀’는 종합편성TV 채널A의 개국 주말드라마 ‘천상의 화원-곰배령’을 찍고 있다.

‘곰배령’은 사업에 실패한 남편 강태섭(김호진·41)과 이별하게 된 정재인(유호정)이 두 딸 은수(김새론)와 현수(안서현)를 데리고 의절했던 친정아버지 정부식(최불암)을 찾아가 시골에서 함께 살면서 겪는 에피소드를 다룬 드라마다.

“제 ‘실제 아이들’을 키우느라 연기를 쉬려고 했는데, 대본을 보니 보기 드물게 따뜻함이 느껴져 욕심이 났죠. 신비한 환상공간에서 펼쳐지는 한편의 애니메이션을 보는 느낌이랄까요.”

인터뷰 도중 김호진이 다가와 인사를 건넸다. ‘대학 동기인 호정이의 추천으로 대본을 봤다가 너무 마음에 들어’ 합류했다고 했다. 서울예술대 동기생인 두 사람이 부부 역할로 출연하는 것은 처음이다.

“다른 연기자들과 어울려 밥 먹고, 수다 떨고, 연기하고…. 주변에서 든든하게 챙겨주는 이런 분위기가 참 좋아요. 남편이 다른 여자와의 사이에서 낳아 온 큰딸 은수가 ‘엄마, 우리 운명적으로 만났잖아. 그때 우리, 첫눈에 서로 반했지?’ 하는 대사를 할 땐 울컥했어요.”

드라마의 중심을 잡는 최불암에 대해서는 “선생님이 왜 국민배우로 불리는지 알겠다. 지방 촬영에서는 옷이 더러워야 한다고 옷에 흙을 묻힐 정도로 리얼리티를 챙긴다”고 감탄했다. 이날 구치소 장면을 촬영한 김호진도 “구치소에서 개인 옷 못 입는 거 맞아요? 형(刑)도 확정 안 됐는데…”라며 소품을 꼼꼼히 챙기는 모습이었다.

탤런트 이재룡(47)과의 사이에서 아들(10) 딸(7)을 둔 유호정은 연기 잘하고, 아이 잘 키우고, 살림도 잘하는 배우로 소문이 났다. “딸이 대본 보면서 재인의 대사마다 동그라미를 쳐 준다”며 딸 자랑을 하지만 그도 육아가 쉽지는 않다. 아이들을 재운 뒤에야 대본 연습을 하느라 하루 평균 수면시간이 5시간 안쪽이라고 했다. 작품 활동을 하지 않을 때도 “학교와 유치원에 보낸 뒤 번개처럼 점심 먹고 애 둘을 번갈아 스포츠센터와 학원에 실어 날라야” 한다. 그럼에도 그는 ‘엄마 됨’을 예찬했다. “후배들이 아이 낳기 싫다고 하면 ‘너 그러면 어른이 안 된 채로 세상 끝낸다’고 말해 줘요. 저도 엄마가 되고 나서야 인생을 알게 됐거든요.”

유호정은 ‘곰배령’을 한마디로 ‘치유하는 드라마’라고 소개했다. “가족을 돌아볼 계기가 되는 드라마예요. 많은 분이 드라마를 통해 상처를 치유하고, 그런 긍정적 변화가 많은 분에게 널리 퍼져나갔으면 해요.”

‘곰배령’은 다음 달 3일 오후 7시 50분에 첫 방송을 시작한다.

곽민영 기자 havefun@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