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G벌금 1만~2만 원씩 모아 ‘금주의 개그’ 상금으로아이디어 경쟁… 매주 새 코너 2개씩 심사 후 선별
‘이성동 이상훈 최효종 이문재 허민.’
최근 찾은 서울 여의도 KBS 연구동 개그콘서트 연습실의 화이트보드에는 개그맨들의 이름이 줄줄이 쓰여 있었다. 이성동은 ‘최종병기 그녀’, 이상훈은 ‘감사합니다’, 최효종은 ‘애정남’과 ‘사마귀유치원’, 이문재와 허민은 ‘있기 없기’에 출연하고 있다.
학창시절 칠판 구석을 차지하곤 했던 ‘오늘 떠든 사람’을 연상하게 하는 이 명단의 정체는 ‘NG 벌금’ 대상자들이다. 녹화할 때 대사를 못 외우거나 실수를 하는 등 NG를 내면 제작진 회의를 거쳐 선정한다. 벌금은 1만∼2만 원 수준이다. 제작진은 해당자가 있을 때마다 부정기적으로 녹화가 끝난 뒤 ‘종례시간’에 대상자를 발표한다.
벌금은 ‘개콘’ 공용 통장에 모은다. 돈이 모이면 컴퓨터나 온풍기 등 개그맨들과 제작진이 사용하는 비품을 구입하는 데 쓴다. 한 주 중 가장 잘한 ‘금주의 개그맨&개그우먼’을 선정한 뒤 이들을 위한 상금으로도 써 왔다.
개콘은 지난달부터 5주 연속 20%가 넘는 시청률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연말에는 27.9%라는 자체 최고 시청률을 찍기도 했다. ‘개콘’이 이처럼 개그 프로그램의 독보적 강자로 지위를 이어가는 데는 엄격한 상벌 문화가 톡톡히 기여하고 있다는 평가다.
선후배 간 규율이 유독 엄격한데도 개콘은 개그 아이디어만큼은 공정 경쟁의 틀을 유지하고 있다. 매주 방송하는 코너에 아이디어를 내는 것과 별도로 새로운 코너 아이디어를 지속적으로 내야 한다. 제작진은 매주 2개씩 새 코너를 ‘심사’한 뒤 10%만 실제 녹화를 하고, 다시 이 중 4분의 1만 방송에 내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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