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자 데뷔 2년 차인 박유환은 ‘K-팝 최강 서바이벌’에서 처음으로 주연을 맡았다. 한동안 연기에 대한 고민으로 잠을 못 이룰 정도였다는 그는 “1, 2회가 방송된 후에야 조금 편해졌다”고 털어놓았다. 씨제스엔터테인먼트 제공
23일 경기 의정부 예술의 전당. 화려한 무대에서 훤칠한 아이돌 가수들의 공연이 한창이었다. 가요 순위 프로그램 녹화장 같은 분위기의 이곳은 채널A 월화드라마 ‘K-팝 최강 서바이벌’(오후 8시 50분) 촬영 현장. 걸그룹 ‘쥬얼리’의 멤버 김은정이 남자 가수와 함께 듀엣으로 아이유의 ‘잔소리’를 부르고 있다. 드라마의 주인공인 박유환(21)이다.
아이돌 그룹 JYJ 멤버 박유천(26)의 동생인 그는 최근 부친상을 당하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 장례를 마치자마자 거의 휴식 없이 촬영에 복귀해 다소 초췌해 보였지만 선한 느낌의 얼굴에는 결기 어린 눈빛이 이글거렸다.
“동료 연기자와 스태프의 위로가 큰 도움이 됐습니다. 지금껏 살면서 꿈을 가져본 적이 없었어요. 연기자가 되는 것이 제가 가진 첫 꿈이었습니다. 아버지께서도 제가 이 꿈을 위해 최선을 다하기를 바랄 겁니다.”
SBS 드라마 ‘천일의 약속’에서 문권 역으로 얼굴을 알린 그는 이번 드라마가 첫 주연이다. 극 중 최정상 아이돌 m2의 리더인 우현 역이다. m2는 인기에 따라 멤버를 교체하는 방식으로 운영하는 아이돌 그룹. 새 멤버를 뽑기 위한 서바이벌이 시작되면서 벌어지는 에피소드가 드라마의 줄거리다.
“첫 주연이라 작품에 혹시라도 ‘피해’를 줄까 봐 부담이 컸어요. 캐릭터를 어떻게 표현할지 고민하느라 잠도 못 이룰 정도였으니까요. 1, 2회가 방송되고 나서야 편해졌어요.”
극 중 우현은 ‘최강 까칠’ 캐릭터. 팬들에게는 ‘어린 왕자’ 미소로 유명하지만 소속사 후배들에게는 두려움의 존재다. 극 중 남장 여자 연습생인 여주인공 승연(고은아)과는 사사건건 대립하다가 자신도 모르게 마음을 열게 된다.
“우현은 겉으론 까칠하지만 제 생각엔 슬픈 캐릭터예요. 절실하게 노력해 최고의 자리에 왔는데, 경쟁 때문에 자칫하면 후배에게 자신의 자리를 내줘야 하잖아요.”
실제 박유환은 조용한 성격이다. 식당에서 음식 주문도 잘 못할 정도로 수줍음이 많다고 한다. 자신과 완전히 다른 성격이기에 우현을 표현하기가 어려웠지만 그만큼 매력적이라고 했다.
“까칠한 것, 짜증스러운 것, 귀찮아하는 것, 피곤한 것, 사실 다 다르잖아요. 상황마다 까칠함의 정도를 달리 표현하는 일이 가장 어려웠어요. 하지만 우현을 연기하면서 ‘어, 내 안에 이런 게 있네’라며 놀랐죠.”
그에게 실제 춤과 노래 실력은 어떤지 물었다. “형이 노래와 춤을 워낙 잘하다 보니 제게도 그런 유전자가 있을 것 같았다. 그러나 막상 해봤더니 아니었다. 저는 그냥 듣고 즐기는 게 더 좋다”고 그는 대답했다.
SBS 수목드라마 ‘옥탑방 왕세자’(오후 9시 55분)에 출연 중인 박유천은 어쩔 수 없이 그가 넘어야 할 ‘벽’이다. 아이돌 가수를 연기하면서 형의 모습을 얼마나 참고했을까.
“형은 연기에 대한 조언보다는 연예인으로서 갖춰야 할 태도에 대해 주로 조언합니다. 연기자로 나선 만큼 적어도 ‘형제는 용감했다’ ‘그 형제 괜찮다’는 소리 한번 듣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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