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 달의 휴지기 끝에 다시 나온 MBC ‘나는 가수다’ 시즌2(이하 나가수2). 그 승부수는 ‘생방송’이었다.
MC 이은미(사진)는 “녹화는 믹싱을 통해 좋은 음향을 들려드릴 수 있지만 이번에는 생방송으로, 진짜 사운드로 진행하게 됐다. 실수나 거친 소리가 들어갈 수 있지만 좋게 봐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경연의 질을 다소 포기해서라도 생방송의 긴장감에 기대 나가수1이 잃어버린 화제성을 되찾겠다는 의도가 엿보였다. 이른바 ‘쌀집 아저씨’로 알려진 첫 연출자 김영희 PD의 복귀도 관심을 끌었다.
제작진의 계산은 어느 정도 성공했다. 실질적인 첫 생방송 경연이었던 6일 나가수2의 시청률(AGB닐슨 전국시청률)은 9.9%로 녹화였던 전주 오프닝 공연보다 1.7%포인트 올랐다. 실제 방송은 긴장감이 넘쳤다. 출연한 6명의 가수들은 생방송 무대에 오르는 순간뿐 아니라 청중 및 재택 평가단의 투표가 진행되는 내내 극도로 긴장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1위로 뽑힌 가수 이수영은 눈물을 흘리며 기뻐했다.
문제는 가수뿐 아니라 진행자와 제작진까지 너무 긴장했다는 사실이다. 이 프로그램의 진행자는 메인 MC 이은미 등 4명이나 된다. ‘사공’이 많아서인지 무대와 객석, 가수 대기실을 연결하는 과정에서 불필요한 말들이 넘쳐났다. 생동감 있는 현장이 포착되기보다는 사전에 준비한 뻔한 질문과 소감이 이어졌다. 더듬거리는 MC, 제때 들어오지 않는 마이크 등 자잘한 실수가 반복적으로 노출됐다. 방송 후 프로그램 게시판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는 ‘산만했고 불안했다’는 시청자의 평이 이어졌다.
이날 방송사고가 나올 수 있는 파격적인 선곡과 무대는 제외되고, 대부분 안전한 선곡이었다. 그마저도 긴장했기 때문인지 음이탈 등이 나오면서 가수들이 실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했다. 생방송이기 때문에 음향의 질도 예상대로 시즌1에 비해 떨어졌다.
90분 생방송에서 이 정도의 흠집은 눈감아 줄 만하다고 제작진은 말할지 모른다. 그러나 아마추어들도 생방송 무대를 무리 없이 소화하는 요즘에 프로 가수, 프로 제작진의 생방송 경연에 거는 기대는 이날 실제 방송내용보다 높을 수밖에 없다.
나가수1을 통해 시청자들의 잣대도 더 엄격해졌다. 가장 큰 아쉬움은 긴장감만 넘쳐나고, 정작 음악에는 적지 않은 구멍이 드러났다는 것이다. 프로그램 제목이 암시하는 ‘나는 프로’라는 자의식에 어울리는 노력이 필요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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