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널 리뷰]SBS ‘신사의 품격’ 먼저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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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5월 29일 03시 00분


새 주말드라마 시청률 경쟁… MBC ‘닥터진’에 간발 앞서

SBS ‘신사의 품격’의 4명의 주인공. 왼쪽부터 정록(이종혁) 도진(장동건) 태산(김수로) 윤(김민종). SBS 제공
SBS ‘신사의 품격’의 4명의 주인공. 왼쪽부터 정록(이종혁) 도진(장동건) 태산(김수로) 윤(김민종). SBS 제공
MBC ‘닥터 진’(송승헌) vs SBS ‘신사의 품격’(장동건).

26일 오후 9시 50분 나란히 첫 회가 나간 두 드라마는 매력남들의 등장으로 방영 전부터 관심을 모았다. 첫 주 시청률은 ‘신사…’가 조금 앞섰다. ABG닐슨미디어리서치 기준 ‘신사…’의 시청률은 각각 14.1%, 12.8%, ‘닥터 진’은 12.2%, 11.8%였다.

‘닥터 진’은 시간 여행을 주제로 한 일본 드라마가 원작. 사극과 현대를 오가는 역동적인 설정에 오싹할 정도로 현실감 있는 수술 장면이 눈길을 잡았다. 조선이라는 시대 상황에서 메스와 빈 대롱만으로 인튜베이션(기관 내 삽관)을 통해 호흡 곤란을 해결하고, 망치와 끌 등을 이용해 뇌수술을 벌인다는 설정이 흥미진진했다. 현실성이 없다는 것을 뻔히 아는데도 화면에서 눈을 떼기 힘들었다. 지난주 종영한 ‘옥탑밥 왕세자’와 비슷한 구성에 1월 종영한 ‘브레인’을 덧입힌 것 같다는 한계를 어떻게 벗어날지 주목된다.

이 드라마에서 현재까지 가장 돋보이는 인물은 훗날 흥선대원군이 될 이하응을 연기하는 이범수. 그는 시공을 초월한 가슴 아픈 러브 스토리라는 개인사와, 질서와 체제가 뒤섞이는 격변의 조선시대라는 시대적 상황을 잇는 역할을 하고 있다. 종사관 역할을 맡은 JYJ의 김재중은 극중 상황을 이끌어갈 수 있는 힘이 떨어졌다. 부하들에게 명령을 내리거나 호통을 치는 장면 등에서 “좀 더 지를 수 있는데…”라는 아쉬움을 남긴다. 송승헌은 안정된 연기를 나타냈지만 아직 ‘결정적 한 방’을 보여주지는 않았다.

한편 ‘신사…’는 한국판 ‘섹스 앤드 더 시티’로 불릴 만하다. 주인공 네 명이 함께 걸어오거나 고급 카페에서 한가롭게 브런치를 즐기는 장면 등은 ‘섹스 앤드 더 시티’의 오마주로 보인다.

MBC ‘닥터진’ 주인공 혁(송승헌)과 영래(박민영). MBC 제공
MBC ‘닥터진’ 주인공 혁(송승헌)과 영래(박민영). MBC 제공
이 드라마는 여성이 주인공이고, 남성들은 주변 인물이던 통상적 로맨틱 코미디의 중심인물을 치환하면서 한층 색달라졌다. 어디서 본 듯한 연애담이지만 흡입력이 강하다. ‘시크릿 가든’의 김은숙 작가가 내놓는 “예능 하니?” “잘 컸더라” 등 대사의 맛도 귀에 쏙쏙 들어온다. 주인공은 남자들이지만 정작 남자가 즐기기에는 살짝 손발이 오그라들 듯하다.

12년 만에 드라마에 얼굴을 내민 장동건은 ‘차도남(차가운 도시 남자)’ 현빈의 그림자 이상을 아직 보여주진 않았다. 오히려 김수로에게서 익숙한 코믹 이미지 외 ‘페로몬’이 강하게 뿜어 나온다. 송승헌과 장동건, 누구에게로 갈까? 수시로 채널을 돌리며 두 드라마를 지켜본 기자가 마음을 정하기에는 아직 시간이 부족했다.

곽민영 기자 havefun@donga.com
#채널 리뷰#새 주말드라마#신사의 품격#닥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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