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역전 오디션 스타들 어디로 숨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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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5월 31일 07시 00분


MBC ‘위대한 탄생’ 시즌1,2 통해 처음 얼굴은 알렸지만, 정작 프로 세계에서는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는 출연자들. 위에 사진은 50kg. 아래사진  백청강(오른쪽), 이태권. 사진제공|MBC
MBC ‘위대한 탄생’ 시즌1,2 통해 처음 얼굴은 알렸지만, 정작 프로 세계에서는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는 출연자들. 위에 사진은 50kg. 아래사진 백청강(오른쪽), 이태권. 사진제공|MBC
■ 반짝 스타만 양성 ‘오디션 광풍’

방송사들 시즌 장사 수십 명 스타 배출
프로 벽 부딛혀 후속활동 보기 힘들어
경쟁사 출신 암묵적 출연 배제도 한몫
‘기적의…’ 손덕기, 자사 캐스팅도 불발


‘그 많던 오디션 출신 스타들은 다 어디로?’

2009년 케이블채널 엠넷의 ‘슈퍼스타 K’ 시즌1을 시작으로 대한민국은 그야말로 오디션 홍수에 빠졌다. 이후 각 방송사들은 이에 뒤질세라 오디션 프로그램을 잇달아 방송했다. MBC ‘위대한 탄생’ ‘댄싱 위드 더 스타’ ‘신입사원’, SBS ‘기적의 오디션’ ‘K팝스타’, KBS ‘휴먼 서바이벌 도전자’ ‘톱 밴드’, 케이블채널 tvN ‘오페라스타’ ‘코리아 갓 탤런트’ 등이 등장했고, 대부분 시즌제를 도입해 수십 명의 오디션 스타들을 배출하고 있다.

하지만 방송 당시 최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오디션 출신 스타들은 이후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반짝’했다 쉽게 사라져버린 듯한 오디션 스타들의 현주소를 따라가보자.

● 엠넷 ‘슈퍼스타 K’ 출신들, 지상파 장벽 뚫고 ‘상승’

오디션 프로그램의 원조로 꼽히는 ‘슈퍼스타K’ 출신들은 비교적 활발한 활동으로 첫 주자의 역할을 해내고 있다.

시즌1의 우승자 서인국은 지상파 방송 출연에 제한을 받으면서 왕성한 활동을 하지 못했다. 하지만 미니앨범과 디지털 싱글, 스페셜 앨범 등 여러 장의 앨범으로 가수로서 입지를 다졌고, KBS 2TV 월화드라마 ‘사랑비’에서는 연기자로까지 변신하는 데 성공했다.

시즌2 우승자 허각은 ‘슈퍼스타K’ 출신 최초로 지상파 음악 프로그램에서 1위를 차지하며 장벽을 허물었다. 준우승자 존박 역시 데뷔 앨범인 ‘폴링’의 수록곡 전 곡을 각종 온라인 사이트 상위권에 올려놓으며 가수의 입지를 다졌다. ‘폴링’의 성공에 힘입어 현재 새로운 앨범을 작업 중이다.

시즌3의 우승팀인 울랄라세션도 허각과 함께 KBS 2TV ‘불후의 명곡2’의 고정 출연자로 나서 기성 가수들과 어깨를 견주고 있다. 준우승팀인 버스커버스커는 정규 1집 발매와 동시에 ‘여수밤바다’ 등으로 음원 차트를 ‘올킬’하며 실력파 가수로 인정받고 있다.

● MBC ‘위대한 탄생’ 출신들 ‘미지근’

‘슈퍼스타 K’의 등장과 파격적인 인기 이후 MBC가 그 대항마로 내세운 ‘위대한 탄생’. 실력파 가수들을 멘토로 도입시켜 차별화하는 데 성공했지만 정작 그 멘티들에 대한 대중의 반응은 미지근하다.

시즌1의 우승자 백청강과 준우승자 이태권은 멘토 김태원의 후광에 힘입어 음반을 발표했지만 화제몰이에는 실패했다. 이태권은 3월 ‘사랑에 떨어지다’로, 백청강은 4월 ‘그리워져’로 가요계에 정식 데뷔했다. 하지만 프로의 세계는 냉정했고 다른 무대의 장벽은 높았다. 그나마 나란히 ‘톱4’에서 탈락한 시즌1의 손진영과 시즌2의 듀오 50kg이 MBC 월화드라마 ‘빛과 그림자’에서 가수가 아닌 연기자로 얼굴을 알리고 있다.

반면 시즌 2의 우승자인 구자명은 ‘라디오스타’ 등을 통해서만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이들 못지않게 화제의 인물로 떠올랐던 권리세와 데이비드 오는 현재 각각 새로운 기획사에서 가수 데뷔를 준비하고 있다.

● SBS ‘기적의 오디션’ 출신들 존재감 미미

가수를 뽑는 오디션이 일색이던 방송가에 연기자를 뽑는 차별화한 오디션 시스템을 도입했지만 역시 성적이 좋지 않다. ‘기적의 오디션’ 우승자들은 당초 기대와 달리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우승자인 손덕기는 30일부터 방송하는 SBS 새 수목드라마 ‘유령’의 출연을 협의 중이었지만 결국 최종 불발됐다. 당초 손덕기는 오디션 우승 혜택으로 SBS 드라마 주연급 캐스팅을 부상으로 받았고, 상반기 드라마를 통해 연기 활동을 시작한다고 알려졌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다.

준우승한 주희중은 3월 종영한 드라마 ‘샐러리맨 초한지’에 출연했지만 역할이 크지 않아 시청자에게 강한 인상을 남기지 못했다. 이 밖에도 단우로 이름을 바꾸고 활동 중인 이경규는 여성그룹 브라운아이드걸스 미료의 뮤직비디오와 화장품 광고에, 주민하는 김재중·송지효 주연의 영화 ‘자칼이 운다’ 등에 캐스팅됐지만 인지도는 여전히 낮다.

이처럼 ‘슈퍼스타K’ 출신들이 그나마 다른 오디션 프로그램 출신 스타들에 비해 비교적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KBS를 제외하고 타 방송사의 가요나 예능 프로그램에는 여전히 진입하지 못하고 있어 큰 성과를 거뒀다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이는 이들이 각 방송사를 대표하는 오디션 프로그램 출신이라는 그 ‘태생적 한계’에서 비롯된다. 가요계 한 관계자는 “경쟁관계에 놓인 방송사 입장에서는 타사의 오디션 스타들을 굳이 출연시키면서까지 ‘홍보’해줄 필요는 없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장벽이 낮아지지 않으면 ‘오디션 광풍’ 속에서 그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트위터@mangoostar
김민정 기자 ricky337@donga.com 트위터 @ricky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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