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현정, 베일 벗었지만… “글쎄” vs 이효리, 섹시탈출 전략… “영리”
고현정, 예능 아직 서툴러, 메인 MC가 게스트 같아
이효리 소셜테이너 전환 호평, ‘지적 이미지’ 과연 최선일까
누구에게나 변화가 필요한 때가 있다.
톱스타 고현정(41) 이효리(33)가 그렇다. 10대 후반에 데뷔한 두 사람은 각각 1990년대와 2000년대를 대표하는 청춘 아이콘이었다. 이들은 40대와 30대가 된 지금도 자신만의 브랜드 파워를 지닌 여성 스타로 꼽힌다.
최근 두 사람의 행보가 흥미롭다. SBS ‘고쇼’를 진행하고 있는 고현정은 영화 잡지에 자신의 이름을 걸고 인터뷰어로 나섰다. 이효리는 SBS ‘정재형 이효리의 유앤아이’, 온스타일 ‘이효리의 소셜클럽―골든 12’ 진행에 이어 영화 잡지에 칼럼도 쓰고 있다. 두 사람의 변화가 나타내는 문화적 의미와 전략은 무엇인지 전문가들을 통해 분석했다. ○ 고현정, “베일 벗고 맨얼굴 드러내는 중”… 평가는 “글쎄”
한때 신문 방송 매체의 인터뷰조차 꺼리며 베일에 싸여 있던 고현정이 자신을 드러내는 예능 토크쇼 MC로 나서자 이는 방송가의 화제가 됐다. 고쇼는 담당 PD조차 “쇼의 처음과 끝은 고현정”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고현정의 카리스마에 기댄 프로그램이다.
그러나 현재 이 프로그램은 한 자릿수 시청률에 머무르며 큰 반향을 얻지 못하고 있다. 먼저 미숙한 진행이 논란이 됐다. 스피치 전문가인 김미경 아트스피치 원장은 “메인 MC는 질서를 잡고 ‘판’을 깔아주는 역할을 해야 하는데 고현정은 게스트 역할에 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당당함과 지적인 이미지 등 고현정 특유의 긍정적인 요소가 이 프로에서 드러나지 않고 있다는 평가다. 이미지 컨설턴트인 강진주 퍼스널이미지연구소장은 “대중이 기대한 고현정이 보이지 않는다. 그저 웃느라 정신없는 모습은 솔직하다기보다는 ‘푼수’ 같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고 평가했다.
대중문화평론가인 정덕현 씨는 “고현정이 예능에 도전하는 것은 나쁘지 않으나 그 방식이 서툴다. 배우가 예능에 진출해 성공하면 시너지를 줄 수 있지만 준비 없이 이름만 내세우면 오히려 비호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 이효리, “섹시 이미지 탈피, 소셜테이너로 전환”
이효리의 변신은 상대적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김미경 원장은 ‘MC 이효리’에 대해 “오랫동안 예능 프로그램을 경험해 MC에게 요구되는 역할이 무엇인지, 자신의 색깔을 어떻게 드러낼지 본능적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가 유기견 보호나 환경 캠페인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소셜테이너로 변신하는 점도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한마디로 ‘영리한 선택’이라는 평가다. 대중문화평론가 이문원 씨는 “소셜테이너로 이효리는 과거 전성기 못지않게 언론의 관심을 받고 있다. 나이가 들어 섹시 스타로서 한계에 부딪힌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효과적인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서우석 서울시립대 도시사회학과 교수는 “스타가 경제적 부(富)뿐 아니라 명예와 명성 등 ‘상징 자본’을 획득하려는 과정으로 이해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의 채식 선언과 한우 홍보대사 포기 등은 브랜드 파워 전략에서 혼란을 초래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광고브랜드 분석 전문가인 경원식 한국CM전략연구소 국장은 “이효리가 상징하는 것은 건강한 섹시함이지 소셜테이너의 지적인 이미지가 아니다”라면서 “그 괴리 때문에 오히려 호감도가 떨어질 수 있고, 나아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서의 발언이 예상치 못한 잡음을 일으킬 위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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