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출과 러브신을 담은 영화들이 홍수를 이룬 요즘, 가장 ‘애절한’ 러브신과 가장 ‘데면데면한’ 애정신은 어떤 장면일까?
먼저 가장 간절한 애정신은 퀴어 무비(동성애 영화) ‘두 번의 결혼식과 한 번의 장례식’에서 게이 커플 민수(김동윤)와 석(송용진)의 키스 장면이 꼽힌다. 극중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지 못하던 두 사람은 마음을 여는 순간 건물 옥상에서 뜨거운 장면을 연출한다.
이 장면에서 실제로는 이성애자인 두 남자배우가 게이 커플의 뜨거운 애정을 표현하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한다. 키스신은 남녀의 그것 못지않게 밀도가 있다. 자신이 게이라고 커밍아웃했던 김조광수 감독은 “두 배우가 너무 오버하는 면이 있어서 자제를 시켰다. 로맨틱한 분위기를 연출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반면 의무적이기만한 애정신은? ‘후궁’의 성원대군(김동욱)과 중전의 합방신이 아닐까. 성원대군은 어머니인 대비(박지영)와 대신들이 창호지 문 하나를 사이에 두고 감시하는 가운데 세자를 얻기 위해 의무적인 관계를 갖는다.
궁궐을 인간군상의 욕망 대결장으로 그린 영화에서 이 장면은 중요한 의미가 있다. 성원대군과 그를 지배하는 대비의 권력관계를 처음 보여주는 장면이다. 또 사랑하는 여인 화연(조여정)을 가질 수 없는 성원대군의 광기가 시작되는 장면이다. 카메라는 빙빙 돌며 어지러운 성원대군의 마음을 표현한다.
황기석 촬영감독은 “침대를 (빙글 돌아가는) 턴테이블 위에 올리고 촬영했다. ‘동물적인 섹스’를 표현하기 위해 애썼다”라고 말했다. 황 감독은 ‘통증’에서 권상우와 정려원의 정사장면을 화면을 뒤집어 표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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