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경남 합천군 합천영상테마파크 촬영장에서 진행된 KBS 수목 드라마 ‘각시탈’ 야외 촬영현장. 수은주가 37도를 넘어섰다. 급기야 강토 역의 배우 주원과 슌지 역할을 맡은 박기웅이 탈진해 응급실에서 링거를 맞았다. 주원이 쓰는 탈은 얼굴 절반을 가린다. 다칠 우려 때문에 고무로 만들어져 있지만 통풍이 되지 않아 땀이 차서 수시로 화장을 고쳐야 한다.
8일 방송 예정인 이 드라마의 첫 신은 경성역 앞에 다이너마이트가 터져 사람들이 쓰러지는 모습이다. 불씨가 흩날려 식지 않은 바닥 열기에도 불구하고 10여 명의 단역 배우가 시멘트 바닥에 온몸을 맞댔다.
그늘도 모자란다. 1930년대 경성 거리를 재현한 이곳에는 비치파라솔이 3, 4개로 더위를 피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연출자와 오디오 감독처럼 위치가 고정된 자리에만 설치돼 있다. 액션 장면을 찍을 때 카메라 앵글 안에 파라솔이 잡히는 경우가 많아 최소한으로 설치한 것이다.
MBC 주말 드라마 ‘닥터진’의 주연 배우 송승헌은 4일 트위터에 “36도….여전한 무더위ㅠㅠ…멘붕 직전의 네 남자. 마지막 투혼!”이라는 글과 함께 촬영장 사진을 올렸다. 이 사진에는 한복을 입어야 하는 배우들의 지친 모습이 그대로 노출됐다. 경기 안성시에서 야외 촬영이 이뤄지는 이 드라마는 촬영장에 대형 천막을 설치해 그늘을 만들었다. 하지만 배우들은 서너 벌을 껴입는 한복과 갑옷을 입고 연기한다. 종사관 역을 맡은 김재중은 차량에 아이스박스를 실고 다니면서 얼음주머니를 속옷에 붙인다.
MBC ‘아랑사또전’의 여주인공 신민아와 SBS ‘신의’의 김희선은 늘 얼음주머니와 선풍기를 휴대한다. 여름 소재의 한복을 입지만 반바지 의상을 입을 수 없어 더위를 이기기가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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