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비에서]욕하면서 배우나? ‘타진요’ 닮아가는 막무가내 ‘티진요’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8월 7일 03시 00분


“××놈아! 죽어라.” “×새×… 티아라 소속사에서 돈 먹었냐?”

최근 기자가 받은 e메일 상당수는 이처럼 기자를 욕하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최근 결성된 ‘티진요’(티아라에게 진실을 요구합니다) 관련 내용을 본보 2일자 A1면에 보도해서다.

욕설 메일을 보낸 이들의 요지는 대부분 “티아라 멤버 화영(본명 류화영)이 실제 ‘왕따’를 당해 티진요가 결성됐는데 왜 거짓주장을 한 타진요(타블로에게 진실을 요구합니다)와 비교하느냐”는 것이다.

하지만 왕따설의 진위를 떠나 ‘티진요가 타진요를 닮아가고 있다’는 비판이 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티진요 인터넷 커뮤니티 게시판에서 수많은 허황된 주장을 찾아볼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예로 ‘티아라 소속사(코어콘텐츠미디어) 연습생이 소속사 대표에게 폭행을 당했다’며 부상당한 모습의 사진이 티진요 커뮤니티 게시판에 게재됐지만 허위로 판명됐다. “저축은행 비리 은진수 전 감사위원의 가석방을 감추려는 의도”라는 등 허황된 음모설을 제기하는 내용도 여럿이다.

티진요의 마녀사냥식 비난공세도 문제로 떠올랐다. 4일 MBC 예능프로그램 ‘세바퀴’, 6일 KBS ‘위기탈출 넘버원’ 등에 티아라 멤버들이 출연하자 해당 프로그램 게시판에는 “제작진은 벌 받아야 한다” “PD는 소속사 대표와 같은 ××”라는 등 거친 비난의 글이 폭주했다. 코어콘텐츠미디어 대표가 공식적으로 보낸 사과편지에 대해서도 “억지로 썼다” “저놈 안 죽나”라는 등 티진요 회원들의 비난이 거셌다. 한편으로 티아라 소속사 측이 티진요와의 대화를 제안하자 티진요 운영진은 “티아라 멤버들에게 진실을 듣고 싶다”며 만남을 거부했다.

티진요 결성 초기 누리꾼들은 대부분 ‘왕따’라는 사회적 병폐에 대한 티진요 회원들의 공분(公憤)을 이해한다는 반응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무차별 비난과 마녀사냥에 치우친 티진요의 모습에 실망하는 누리꾼이 늘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각종 블로그와 인터넷 게시판에는 티진요 게시판에 올라온 내용들을 반박하는 글들이 늘고 있다.

아이돌 그룹 소속사 관계자들은 “10대, 20대 초반 아이돌 멤버들이 함께 생활하다 보면 다양한 갈등 상황이 생긴다”고 말한다. 또래 집단에서 있을 만한 갈등일지도 모르는데 왕따 ‘가해자’와 ‘피해자’라는 이분법적 논리로 나눠 낙인찍는 자세는 적절치 않다. 티진요가 타진요처럼 허위사실을 유포한, 유포하는 집단으로 매도되기 싫다면 스스로가 다른 모습을 보여야 한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로비에서#티아라 사태#티진요#타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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