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호 “갸루상으로 전성기? 아직 멀었스므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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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8월 13일 07시 00분


‘개그콘서트’ 인기 코너 ‘멘붕스쿨’의 ‘갸루상’ 캐릭터로 최고의 전성기를 맞이한 개그맨 박성호. “모두에게 출연 기회가 평등한 ‘개콘’의 매력이 내가 끊임없이 노력해야 하는 이유”라고 말한다.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트위터 @beanjjun
‘개그콘서트’ 인기 코너 ‘멘붕스쿨’의 ‘갸루상’ 캐릭터로 최고의 전성기를 맞이한 개그맨 박성호. “모두에게 출연 기회가 평등한 ‘개콘’의 매력이 내가 끊임없이 노력해야 하는 이유”라고 말한다.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트위터 @beanjjun
■ ‘개콘’ 튀는 일본걸 캐릭터로 인기, 박성호

아내가 제안 아이디어 ‘갸루상’ 대박
개콘서 10년 생존 ‘서열 1위’ 이름값
“안잘리려 노력한 덕분…5년 더 뛴다”


“전성기 아니므니다. 제2의 전성기도 아니므니다. 전성기 아직 오지 않았스므니다.”

KBS 2TV ‘개그콘서트’(이하 개콘)의 최고참 개그맨 박성호(38)가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 인기 코너 ‘멘붕스쿨’의 ‘갸루상’으로 큰 사랑을 받으면서 ‘개콘’ 서열 1위라는 이름값을 톡톡히 하고 있다.


짙은 눈화장과 일본인 특유의 한국어 발음을 모티브로 삼은 ‘갸루상’ 캐릭터는 최근 일본에까지 소개되면서 논란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 역시 인기를 실감케 하는 일종의 해프닝일뿐이다.

‘갸루상’은 평소 개그감이 뛰어난 박성호 아내의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 한 케이블채널 프로그램을 즐겨보는 아내가 ‘갸루’ 화장에 빠진 여성 출연자의 모습에 캐릭터를 제안했다.

“처음에는 ‘화성인 뉴스’라는 코너로 기획을 했다. ‘갸루상’ 분장을 하고 뉴스를 진행하는 형식이었는데 와 닿지가 않았다. 내가 메인이 될 게 아니라 코너의 한 캐릭터로 들어가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고 마침 ‘멘붕스쿨’이 있었다.”

박성호는 각양각색의 캐릭터를 가진 학생들이 출연하는 ‘멘붕스쿨’을 제2의 ‘봉숭아학당’이라고 표현했다. “새로운 캐릭터를 만들어서 ‘멘붕스쿨’에 들어오려는 경쟁이 엄청나다. 어느 누구 하나 자리를 내주려고 하지 않는다. 나도 교체 대상 중 예외가 아니다. ‘갸루상’이 빨리 질리는 캐릭터가 될까 걱정된다.”

최근 ‘개콘’은 코너 교체 주기가 빨라지면서 이른바 ‘격동의 시기’를 맞고 있다. 1997년 13기 공채 개그맨으로 입사해 10년 넘게 ‘개콘’ 무대에 오르고 있는 박성호 역시 빠른 속도로 변화하는 시스템에 적응 중이다. 얼마 전에는 자신의 이름을 앞세운 코너 ‘희극지왕 박성호’가 단 한 주 만에 폐지되는 아픔도 겪었다.

“출발선은 모두가 같다. 13기인 나나, 27기인 막내들이나. 모두에게 평등한 기회를 주는 것이 ‘개콘’의 매력이자 나이 많은 내가 끊임없이 노력해야 하는 이유이다.”

그는 ‘개콘’ 무대에 오래 설 수 있는 비결을 묻자 “남의 개그에 귀를 잘 기울여 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후배들과 잘 어울리면서 아이디어를 주고받는 것. 가끔 후배들이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해 나를 보고 ‘아이디어를 잘 빼앗는 선배’라고 농담한다. 개그는 남의 것을 빼앗는다고 잘 되는 것이 아니다. 만약 ‘갸루상’을 나 아닌 다른 누가 한다면 이 정도 했을까. 하하!”

그러면서 박성호는 후배 개그맨 황현희에 대한 고마운 마음도 잊지 않았다.

“2009년 ‘남성인권보장위원회(남보원)’로 많은 사랑을 받았을 때도 그렇고, 이번 ‘멘붕스쿨’도 후배인 황현희의 도움이 컸다. 호흡은 잘 안 맞는데 코너 궁합은 잘 맞는다. 평소 거둬 먹인 보람이 있다. 황현희를 보면 방생했던 거북이가 금거북이가 돼 돌아온 기분이다.”

다섯 살짜리 아들을 둔 박성호는 아들을 위해서라도 더 열심히 개그를 해야 한다며 각오를 다졌다.

“아들 정빈이가 초등학교에 들어갔을 때 지금처럼 왕성하게 활동하는 개그맨이었으면 좋겠다. 친구들한테 아빠를 소개했을 때 ‘아, 박성호!’가 되어야지, ‘아∼! 옛날에 그거 했던 그 개그맨?’이 되기는 싫다. 그러려면 ‘개콘’에 4∼5년은 더 살아남아야 하는데. 하하하!”

김민정 기자 ricky337@donga.com 트위터 @ricky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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