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채널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97’이 폭넓은 연령층의 폭발적인 사랑을 받고 있다. 드라마는 1997년 아이돌 가수에 열광하는 고등학생들의 풋풋한 사랑을 그리고 있지만 그 시대의 향수를 관통하는 것은 바로 ‘노래’다. 특히 K2(사진), 서지원, 영턱스클럽 등 지금은 활동하고 있지 않은 가수들이 남긴 추억의 노래들이 재조명되며 ‘응답하라 1997’의 최고 수혜자로 떠올랐다.
K2의 ‘소유하지 않는 사랑’과 ‘슬프도록 아름다운’은 드라마의 주인공 서인국, 정은지, 인피니트 호야의 서투른 사랑 이야기가 전개될 때 자주 등장하는 노래다. K2는 1992년 피노키오의 멤버로 데뷔한 김성면이 1994년 결성한 그룹이다. 1998년 발매된 고 서지원의 ‘아이 미스 유(I miss you)’는 정은지와 송종호의 새로운 사랑의 시작을 의미하는 장면에 삽입돼 극의 몰입도를 높였다. 가수 서지원은 1994년 데뷔해 ‘내 눈물 모아’ ‘아이 미스 유’ 등 히트곡으로 당대 최고의 ‘꽃미남 스타’로 사랑받았지만 1996년 돌연 사망해 팬들에게 충격을 안겨 줬다.
1990년대 이후 태어난 10대들에게는 생소하고, 20∼30대에게는 잊혀진 가수지만 드라마 설정과 노래의 감성이 딱 맞아 떨어지면서 ‘다시 듣기’ 열풍도 거세게 불고 있다. 이와 더불어 ‘응답하라 1997’의 BGM(배경음악)으로 활용된 리아 ‘눈물’, 델리스파이스 ‘고백’, 양파 ‘애송이의 사랑’, 지누션 ‘말해줘’, 영턱스클럽 ‘못난이 콤플렉스’, UP ‘뿌요뿌요’ 등 1990년대를 풍미한 인기곡들을 엮어서 음반으로 발매해 달라는 요청도 잇따르고 있다.
tvN의 한 제작 관계자는 “정식 OST가 아닌 배경음악인데 이렇게 반응이 뜨거울지 몰랐다. 매회 등장한 곡 리스트를 공개해 달라는 글과 음반으로 발매해 달라는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면서 “현재 저작권에 대한 문제를 검토하는 등 정식 음반으로 발매가 가능한지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