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복을 입고 있지 않아, 헤어스타일도 5대5 가르마를 하지 않고 있어 ‘누구인가’ 했다. 화제의 드라마인 케이블채널 tvN ‘응답하라 1997’(이하 응답하라)의 ‘24시간 풀가동 수다쟁이 방성재=이시언’ 공식이 깨지는 순간이었다. 그래도 인터뷰 시간 내내 입에 모터를 달았다.
이시언(30)의 연기 시작은 고등학생 때 사귀던 여자친구가 대학에 가면 계속 만나겠다는 제안때문이었다. 다른 학과에 비해 들어가기 쉽다는 말에 서울예술대 연기과에 지원했고, 단번에 합격했다. 하지만 사랑은 이뤄지지 않았다. 이후 보란 듯이 성공하겠다는 마음도 가졌다. “인기? 전혀 못 느낀다. 밖에 잘 나가는 성격도 아니고. 그래도 트위터를 보면 조금은 알 것 같다. 팬들이 이전 작품들을 찾아보며 ‘오빠 여기에도 나왔어요?’라고 말한다. 한 번은 ‘응답하라’에 함께 출연 중인 호야의 그룹 인피니트 콘서트에 갔는데 팬들이 단번에 날 알아보더라. 당황해서 숨었는데도 어찌나 잘 찾아내던지….”
이시언은 2009년 드라마 ‘친구, 우리들의 전설’로 데뷔했다. 3년 동안 매년 작품을 해 왔지만 대중에게 강한 인상을 남기지는 못했다. 그러던 중 ‘응답하라’를 만났다. 시놉시스를 보자마자 출연을 결심했다. 하지만 아이돌 스타가 주인공이라 주저한 부분도 있다.
“웬걸, 너무 잘 하더라. 순백의 상태에서 스펀지처럼 빨아들인다. 아휴 직업이 연기자인데…. 아무튼 배울 점이 정말 많은 친구들이다.”
이어 “인터뷰한다니 애들이 한 마디씩 해 달라고 하더라. (정)은지는 정말 착하다. 술 먹고 전화하는 게 버릇인데 다 받아 준다. (서)인국이는 다시 만날 수 없는 보물 같은 동생이다. 호야는…, 게이 연기의 달인? 이렇게 말해도 되겠지?”라며 웃었다.
이시언은 방성재와 많이 달랐다. 방성재 특유의 까불거림은 없었다. 가만히 있을 때 ‘화났냐’는 오해를 받는 경우도 많다고 했다. A형인 그는 “소심하고 예민하며 뒤끝도 있다. 한 마디로 지저분한 사람”이라고 말했다. 소심한 성격을 특기(?)로 2000년대 초반 SBS ‘진실게임’에 ‘소심한 남자’로 출연한 경험도 있다.
여자를 대하는 태도 역시 드라마 속과 같지 않다. 극중 방성재가 여고생에게 ‘들이대는’ 것은 상상도 못 할 일. 거절당할까 무서워 시도조차 하지 못한다. 그는 “내 여자가 아닌 그냥 여자친구들에게도 살갑지 않다. 선을 확실히 긋는다. 하지만 내 여자에겐 애교도 잘 부리는 성격이다. 연애할 때에는 그런 내 모습에 스스로 깜짝 놀랄 정도다”고 말했다.
부산이 고향인 이시언은 어린 시절 국제시장에 자주 갔다. 지금은 서울 동묘역에서 열리는 벼룩시장을 찾는다. 새 운동화, 브랜드 제품이지만 저렴한 티셔츠, 골동품 등 남들이 갖지 못한 것들을 찾아내는 재미가 크다고 했다.
자신과 또래들의 추억을 고스란히 담은 드라마 ‘응답하라’로 이시언은 그 역시 스스로를 추억하며 그렇게 인기를 실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