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스타일’은 27일(현지 시간) 발표된 빌보드 핫100(10월 6일자 싱글 차트)에서 미국 록 밴드 마룬5의 ‘원 모어 나이트’에 이어 2위에 랭크됐다. 빌보드는 홈페이지에 싱글 차트 해설 기사를 게재하며 “이르면 10월 4일 발표될 다음 주 차트(10월 13일자)에서 ‘강남스타일’이 정상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강남스타일’이 2위에 오른 것은 지금까지 빌보드 싱글 차트에 올랐던 아시아 뮤지션 가운데 1963년 일본 가수 사카모토 규의 ‘스키야키’(1위) 다음으로 높은 순위다. 국내 가수 중에는 1962년 김시스터즈가 이 차트 7위에 올랐지만 노래가 외국 곡(‘찰리 브라운’)이었고, 한국계 힙합그룹인 파 이스트 무브먼트가 2010년 1위에 올랐지만 멤버들의 국적은 미국이었다.
10월 4일 발표될 예정인 빌보드 핫100 다음주 차트에서 ‘강남스타일’이 1위에 등극할 가능성은 각종 수치가 뒷받침한다. 우선 차트 상위권 곡 중 상승세가 가장 가파르다. ‘강남스타일’은 15일 이 차트에 64위로 처음 진입한 뒤 지난주 11위로 급상승했고, 단 2주 만에 정상 문턱을 노크했다.
싱글 차트 순위의 기초 데이터가 되는 부문별 차트도 강남스타일의 강세를 보여준다. 미국 내 디지털 음원 판매량을 기준으로 하는 ‘디지털 송’ 차트에서는 지난주 4위에서 1위로 올라섰다. 음원 판매량은 한 주 동안 60% 늘었다. 방송 신청 횟수를 재는 ‘온디맨드 송’ 순위도 43위에서 9위로 급등했다. ‘강남스타일을 틀어 달라’는 신청 횟수가 한 주 동안 두 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실제 방송에 나온 횟수를 기록하는 ‘팝 송(Pop Songs)’ 차트에서도 28위에서 19위로 올랐다. 방송 횟수는 두 배 가까이 늘었다.
빌보드는 “핫100 차트를 매기는 총점에서 (1위인) ‘원 모어 나이트’(마룬5)가 12% 증가에 그친 반면 ‘(강남)스타일’은 67% 상승했다. 점수차가 크게 좁혀져 다음 주에는 역전될 수 있다”고 예측했다. 빌보드는 이번 주 차트를 브리핑하는 이 기사를 “마룬5가 ‘이번 주까지는’ 싸이를 밀어냈다”는 문장으로 시작했다.
빌보드 정상을 눈앞에 둔 ‘강남스타일’에 대한 해외 반응도 여전히 뜨겁다. 중국 정부의 시각을 대변하는 공산당 기관지 런민(人民)일보조차 27일 해외판에서 ‘강남스타일’을 사진과 함께 소개하며 “‘강남스타일’이 대성공을 거두고 전 지구적인 ‘말춤’ 열풍을 불러오고 있다. 이 노래가 그리 고상하지는 않지만 이로 인해 한국의 유행 문화에 엄청난 관심이 쏠리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고 썼다. 이 신문은 이해하기 어려운 한국어 가사도 이 곡의 ‘웃기는 춤’과 ‘강렬한 리듬’에 대한 팬들의 사랑을 막을 수 없다고 전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아시아 지역 편집인 데이비드 필링 씨는 이날 ‘한국이 빠진 존재론적 불안’이라는 제목의 칼럼을 통해 “이 뮤직비디오의 폭발적 인기몰이는 한국 경제의 성장 과정과 흡사하다”고 해석했다.
‘강남스타일’이 세계 음악 시장의 양대 산맥인 미국과 영국의 차트를 동시에 정복할 가능성도 높아졌다. ‘영국의 빌보드’인 UK 차트를 집계하는 ‘오피셜 차트 컴퍼니’는 이날 “중간 집계 결과 현재 3위인 ‘강남스타일’이 1위로 올라섰다. 30일 발표될 다음 주 차트에서 정상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임희윤 기자 imi@donga.com 베이징=이헌진 특파원 mungchi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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