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회 대종상 시상식]1100만 관객 거느린 ‘광해’ 대종의 밤을 호령하다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0월 31일 03시 00분


22개 부문중 15개 휩쓸어… 남우조연상 류승룡, 여우조연상 김해숙

왼쪽부터 여우조연상(도둑들) 김해숙.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신인여우상(은교) 김고은, 남우조연상(광해) 류승룡, 신인남우상(이웃사람) 김성균, 심사위원특별상 김기덕 감독. 연합뉴스
왼쪽부터 여우조연상(도둑들) 김해숙.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신인여우상(은교) 김고은, 남우조연상(광해) 류승룡, 신인남우상(이웃사람) 김성균, 심사위원특별상 김기덕 감독. 연합뉴스
제 49회 대종상영화제 시상식… 영광의 얼굴들
사극 ‘광해, 왕이 된 남자’가 30일 오후 제49회 대종상영화제(한국영화인총연합회·동아일보·KBS 공동주최) 시상식에서 22개 부문 중 최우수작품상, 감독상, 남우주연상 등 15개 부문을 수상했다.

‘광해…’는 조선 광해군 시절 왕을 대신한 만담꾼 하선의 활약을 담은 작품. 영화 속 폭군으로 묘사된 광해군의 자리에 앉은 하선은 백성을 섬기는 모습을 보여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민생을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하선을 보면서 관객은 이상적인 지도자를 바라는 소망을 대리 충족했다.

‘광해…’를 연출한 추창민 감독은 기괴한 코믹영화 ‘마파도’, 노인들의 로맨스를 그린 ‘그대를 사랑합니다’ 등으로 연출력을 인정받아 왔다. 그는 가벼운 코미디 상황 속에도 진정성을 담아내는 특유의 연출력을 선보인다는 평가를 받는다.

할리우드에 진출해 월드스타로 활동하는 이병헌은 이번 수상으로 연기력도 인정받았다. 이병헌(42)과 동갑내기인 ‘명품 조연’ 배우 류승룡은 임금을 보좌하는 영화 속 배역처럼 남우조연상을 수상했다.

한국 영화로는 최초로 세계 3대 영화제(칸, 베니스, 베를린)에서 최우수작품상을 받았던 김기덕 감독의 ‘피에타’는 여우주연상과 심사위원특별상을 받는 데 만족해야 했다. 주로 TV 드라마에 출연했던 조민수는 이 작품으로 ‘영화제의 꽃’인 여우주연상을 손에 넣으며 베니스에서의 아쉬움을 달랬다. 조민수는 베니스영화제에서 심사위원들에게 여우주연상감으로 평가받았지만 최우수작품상이 다른 상을 겸할 수 없다는 규정에 따라 상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대한민국 대표 엄마 배우’로 불려온 김해숙은 ‘도둑들’에서 완숙한 중년의 로맨스를 선보여 여우조연상을 안았다. 그는 중화권 배우 런다화(任達華)와 죽음까지 함께하는 진한 사랑으로 중년 관객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신인여우상의 김고은은 젊은 여배우 기근에 시달리는 국내 영화계에 단비 같은 존재로 평가된다. ‘은교’에서 70대 노인과의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갈망하는 고교생으로 나와 당찬 연기를 선보였다. 일각에서 선정성 논란이 일었지만 몸을 사리지 않은 그의 연기에는 찬사가 이어졌다.

신인남우상을 받은 김성균은 이번 수상으로 10년 무명 연극배우의 설움을 날렸다. 그는 올해 ‘범죄와의 전쟁: 나쁜 놈들 전성시대’에서도 1980년대 조직폭력배의 느낌을 잘 살린 연기로 호평을 받았다. 아무렇지도 않게 소녀를 살해하는 ‘이웃사람’의 연쇄살인범 연기는 그에게 배우로서 생애 한 번뿐인 신인상을 안겼다.

노인들의 사랑과 존엄사 문제에 대해 진지한 고민을 담아 낸 ‘해로’의 최종태 감독은 신인감독상의 기쁨을 누렸다. 최 감독은 목이 메어 제대로 수상 소감을 잇지 못했다.

민병선 기자 bluedot@donga.com
#대종상#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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