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배우의 말이 아니다. 20대 여자 연기자 유설아(28)는 대학(중앙대학교 연극영화학)의 까마득한 선배인 손현주의 이름을 꺼냈다. 대학에서 만날 일도, 함께 연기한 경험도 없지만 선배의 연기를 보며 후배는 한 울타리로 묶일 수 있다는 사실에 뿌듯해 했다.
화려한 여자 톱스타들을 ‘롤 모델’로 꼽을 만한 데도 유설아가 손현주를 “닮고 싶다”고 말한 이유는 그가 보여준 다양하고 진솔한 연기를 지지하기 때문. 특히 드라마 ‘추적자’를 본 뒤 이런 마음은 더 커졌다.
“어떤 역할을 맡더라도 인상적인 연기로 존재를 드러내고 싶다”는 유설아는 출연 중인 드라마 ‘풀하우스 테이크2’(이하 풀하우스2)를 촬영하는 동안에도 “진심을 다했다”고 돌이켰다.
사전제작 드라마로 완성돼 현재 케이블위성채널 SBS플러스가 방송 중인 ‘풀하우스2’에서 유설아는 미국드라마에 출연해 유명세를 탄 월드스타 진세령을 연기하고 있다.
로맨틱 코미디 장르의 드라마는 화려한 연예계에서 살고 있는 네 남녀의 유쾌한 사랑을 그리고 있다. 유설아는 극중 또 다른 톱스타 이태익(노민우), 원강휘(박기웅) 사이에서 긴장을 높이며 또 다른 주인공 장만옥(황정음)과 대립한다.
“역할 소개에는 순간의 감정에 충실하고 남들 생각은 하지 않는 여자라고 돼 있어요.(웃음) 도도한 모습은 진짜 저와는 많이 달라요. 털털한 성격이란 말을 더 들어요.”
송혜교·비 주연의 드라마 ‘풀하우스’ 1편의 성공 이후 7년 만에 나온 시즌2는 한·중·일 3국에서 순차 방송이 이뤄지며 더 넓은 시장의 시청자와 만나고 있다.
주인공 4명 가운데 연기 경력이 가장 짧은 신인에 속하는 유설아 역시 3개국 연속 방송의 후광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일본에선 지상파 TBS를 통해 10월 말부터 방송되고 있어요. 곧 중국 방송도 이뤄져요. 그 때 맞춰서 중국에서 또 한 번 제작보고회도 열고요. 세 나라에서 함께 방송하는 건 굉장히 드문 일이잖아요. 새로운 시도라서 더 설레고 도전 욕심도 생기고요.”
사실 유설아는 일본 안방극장에서는 친숙한 연기자다. 일본 TBS의 인기 드라마 시리즈인 ‘도쿄 소녀’의 2009년 버전 주인공을 맡고 현지 시청자와 만났다.
한국 여자 연기자가 일본 지상파 드라마에 캐스팅 된 건 유설아가 처음. “지금은 일본드라마에 출연하는 한국 배우들이 많지만 당시는 낯선 도전이었다”고 그는 돌이켰다.
일본 방송을 앞두고 현지에서 먼저 치른 제작보고회에서도 유설아는 ‘도쿄 소녀’ 출연 경험 덕분에 관심을 받았다.
○가수 김조한에게 작사 수업…“공부꺼리 찾는 성격”
‘풀하우스2’는 올해 5월 촬영을 시작해 6개월 동안 사전제작으로 이뤄진 덕분에 유설아는 어느 때보다 현장을 즐겼다. 함께 출연한 황정음, 박기웅과는 동갑 친구. “현장을 즐긴다는 말이 어떤 건지 처음 알았다”며 “중국과 일본 로케는 친구들과 마치 여행하는 기분으로 촬영했다”고 했다.
유설아는 연기 외에도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갖고 있다. 요즘은 작사 공부에 빠졌다.
가수 김조한이 그의 선생님. “아직 습작하는 수준”이라고 쑥스러워하는 유설아는 “곡을 받아 분위기에 맞는 가사를 붙여서 다시 교정받는 식으로 배우고 있다”고 했다.
특별히 목표가 있어서라기보다 “감정을 표현하는 다양한 방법을 익히고 싶은 마음”에서 시작한 작사 공부다.
최근에는 골프와 플로리스트 공부도 시작했다. “가만히 있는 것보다 공부꺼리를 찾으려는 성격”이라며 “다음 학기에는 대학원에 진학하고 싶다”며 “전공은 연기가 아니라 언론 분야를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유설아는 영화 ‘스승의 은혜’로 데뷔해 드라마 ‘여사부일체’ 등을 거쳐 예능 프로그램 ‘SBS 생방송 인기가요’ 진행자로도 활약했다. 연기를 시작한 햇수에 비해 출연 작품수가 적은 이유는 “빨리 가기보다 천천히 제대로 가고 싶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앞으론 주어진 기회를 마다지 않을 계획이다.
“마음의 여유가 조금 생긴 것 같아요. 다시 시행착오를 겪더라도 여러 역할로, 작품을 만나고 싶어요. ‘풀하우스2’가 시작이에요. 1편의 인기가 워낙 높아서 부담스럽기보다 기회를 이용하고 싶어요. 일단 일본에서 반응이 좋다니 다행이죠.”
유설아가 진짜 꿈꾸는 작품과 캐릭터는 영화 ‘만추’ 그리고 그 영화의 여주인공 탕웨이다.
“아픔도 있고 사랑도 하는 아련한 분위기를 연기하고 싶어요. 물론 실제로 연애도 하고 싶고요.(웃음). 제 이상형이요? 한결같은 사람. 불꽃같은 연애보다 책임감 있고 진실한 사람이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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