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CG비용 5억3000만원… 전문가 40명 한달간 작업
시청자 “다 좋은데 CG 최악… 영화 ‘우뢰매’ 떠올라” 혹평
드라마 ‘전우치’의 타이틀롤을 맡은 차태현이 극 중에서 쏘아대는 장풍의 CG 비용은 한 발당 약 400만 원으로 분석된다. 제작진은 허공에 대고 연기한 차태현의 실사 영상에 손의 위치와 방향, 거리 등을 3D로 시뮬레이션한 그래픽을 더해 도술 격투 장면을 연출했다. KBS 제공
“전우치를 보다가 영화 ‘우뢰매’가 생각났습니다.”(시청자)
“장풍 한 발당 400만 원꼴입니다. 비용 내에서는 최선입니다.”(제작진)
최근 KBS2 드라마 ‘전우치’의 컴퓨터그래픽(CG)이 도마에 올랐다. 이 드라마는 고전소설 전우치전을 각색한 무협사극으로, 전우치(차태현)가 친구이자 도술사인 강림(이희준)의 배신 때문에 율도국을 잃은 뒤 복수하는 과정을 다뤘다.
시청률 조사회사 AGB닐슨에 따르면 이 드라마는 21일 방영된 첫 회 시청률이 14.9%(전국 기준)로 같은 시간대에서 1위를 기록했다. 그러나 상당수 시청자는 “다 좋은데 CG는 최악”이라고 혹평했다. 1회에서는 전우치와 강림이 ‘오도일이관지’ ‘통제건곤’ 등 요상한(?) 주문을 외우며 장풍 등으로 도술 대결을 펼친다.
CG로 장풍을 한 번 표현하는 데는 얼마가 들까. 동아일보 대중문화팀의 분석 결과 이 대결에서는 모두 35회의 도술이 나온다. △장풍 발사 전 기(氣) 모으기 4회 △장풍 발사 14회(한 손, 양손 장풍 합산) △장풍끼리 충돌 1회 △장풍 방어도술(얼음 기둥 포함) 3회 등 22회의 장풍 관련 특수효과가 연출됐다. 이 밖에 전우치의 몸이 얼어붙거나 내공으로 몸에 붙은 얼음을 깨고, 강림이 전우치 기를 빼앗는 장면 등의 도술도 추가됐다.
제작진은 이 드라마 CG를 위해 전문가 40여 명을 투입했다고 밝혔다. 인건비 2억 원을 포함해 총 5억3000만 원이 CG에 들어갈 예정이다. 특히 첫 회에는 800컷의 CG가 사용돼 100컷 이하로 예상되는 다른 회보다 월등히 많았다.
이 드라마는 24부작인데 총 3300컷 정도의 CG가 사용돼 장풍 한 번에 약 400만 원의 비용이 들어갈 것으로 추산된다. 경공(輕功·몸을 날리는 무공)은 와이어를 사용해 CG 비용에 포함되지 않았다. 장풍을 쏠 때 옷깃이 날리는 장면은 대형 선풍기로 연출해 CG 사용은 아니라는 것이 제작진의 설명이다.
CG 제작을 맡은 박준균 특수영상감독은 “컴퓨터 3D 프로그램으로 장풍 발사 위치, 방향 등 정보를 계산한 뒤 이에 맞춰 3D 그래픽을 입혔다. 먼지가 날리거나 얼음 파편이 튀는 장면은 실사로 촬영해 추가로 합성했다”며 “영화의 경우 6개월 이상의 CG 제작 기간과 10억 원이 넘는 비용이 들어가는 만큼 (드라마와) 단순 비교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제작진은 영화와 비교해 경제적으로 CG 장면을 제작했지만 “리얼리티가 떨어진다”는 등의 시청자 반응에 따라 딜레마에 빠졌다. 도술과 무술이 드라마의 중요 소재인데 과연 CG를 줄여야 할지에 따른 고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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