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일본 도쿄의 한 호텔에서 열린 영화 ‘호빗:뜻밖의 여정’ 기자회견에 참석한 배우와 감독. 왼쪽부터 앤디 서키스, 피터 잭슨 감독, 마틴 프리먼, 리처드 아미티지, 엘리야 우드. 사진제공|워너브러더스코리아
“다른 사람에게 ‘호빗’을 찍게 하고 싶지 않았다.”
‘반지의 제왕’ 시리즈를 만든 흥행 마술사 피터 잭슨 감독이 돌아왔다. ‘반지의 제왕’의 60전 이야기이자 새로운 판타지 시리즈인 ‘호빗:뜻밖의 여정’(이하 호빗·개봉 13일)을 들고서다. 1일 오후 일본에서 만난 피터 잭슨 감독은 “영화는 현실에서의 탈출”이라며 “관객을 다른 세계로 데려가는 판타지를 좋아하고 계속 하는 이유”라고 밝혔다.
‘호빗’은 영화사상 최고 제작비인 5억 달러(약 5400억 원)가 투입된 대작. 1년에 한 편씩 개봉해 3부작으로 완성된다. 영화는 J.R.R 돌킨의 동명 원작을 토대로 피터 잭슨이 상상력으로 에피소드를 꾸몄다. ‘반지의 제왕’이 프로도의 여정에 주목했다면 ‘호빗’은 프로도에게 반지를 건넨 삼촌 빌보 베긴스의 모험담. 골룸, 간달프 등 기존 캐릭터도 등장한다.
피터 잭슨 감독은 “‘반지의 제왕’과 ‘호빗’은 엄연히 다른 시리즈다”면서 “새로운 주인공 빌보는 경쾌하고 유머가 많은 캐릭터”라고 강조했다. 다만 “스토리는 달라도 스타일은 같다. 두 시리즈의 일관성을 유지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호빗’은 영상에서도 최초의 시도를 한 작품. 초당 24장의 영상이 지나는 일반 영화보다 두 배 더 선명한 48장의 영상이 지나가는 방식(48HFR)을 도입해 3D로 처음 구현했다. 영상 혁명으로 평가받는 ‘아바타’는 1초에 28장이었다. 피터 잭슨 감독은 “48HFR 방식은 화면이 내 앞에 있는 것처럼 느껴지고 실제처럼 보이는 스펙터클”이라며 “아이폰, 아이패드로 ‘호빗’을 보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피터 잭슨과 함께 자리한 빌보 역의 마틴 프리먼은 “최고 제작비의 영화이지만 촬영장은 빵에 잼을 발라 먹는, 소박한 분위기였다”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또 골룸 역의 앤디 서키스는 연기는 물론 촬영감독까지 맡았다며 “역량을 150% 발휘했다”고 돌이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