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편성TV 채널A의 이언경(37) 김설혜(25) 앵커. 오후 2시 회의를 시작으로 김 앵커가 본격적으로 채널A의 메인 뉴스인 ‘뉴스A’(오후 10시)의 평일 진행 준비를 위해 바빠질 무렵, ‘이언경의 대선만사’(오후 3시 50분) 생방송을 마친 이 앵커는 잠시 한숨을 돌린다.
안철수 전 후보가 전격 사퇴한 지난달 23일의 상황은 촌각을 다퉈야 하는 앵커들의 하루를 그대로 보여주었다. “오후 7시 50분쯤, 보도국에서 특보를 준비하라는 연락이 왔죠.” 이언경 앵커는 곧바로 엘리베이터 안에서 콘택트렌즈를 착용하고 스튜디오로 향했다. 그는 20분 뒤 원고도 없이 진행자로 투입됐다. 안 후보의 사퇴 선언 속보를 다룬 이 방송은 종합편성TV 최초로 뉴스시청률 3% 벽을 넘겨 3.413%를 기록했다.
최근 채널A 스튜디오에서 만난 김설혜 앵커는 매일 뉴스 속에서 ‘전쟁’을 치르고 있는데도 외모와 관련한 지적이 나올 때 아쉽다고 말했다. “성형 그만해라, 다리 두껍네. 보톡스 맞았느냐’…. 미스코리아나 연예인도 아닌데 이런 말을 들으면 모습이 더 주목받는 것 같아 속이 상해요.” 그의 말에 이 앵커 역시 웃음 지으며 비슷한 사연을 전했다. 이 앵커는 임신 8개월이었던 3월 채널A에서 방송을 시작했다. “회사에서는 ‘신경 쓰지 말고 가리지도 말라’고 했지만 옷핀으로 배 부분을 여미고 손으로 감춰도 봤죠. 보도본부장이 안쓰럽다며 제 앞에 큰 노트북을 놓자고 아이디어를 냈어요.” 출산 뒤 방송에 복귀하면서 노트북은 작은 것으로 바꾸었다.
민첩하고 요령 있는 진행으로 시청자들과 방송가의 주목 대상이 된 두 사람은 “공정성이 방송의 시작이자 끝이라는 원칙을 철저히 지키고 있지만 ‘좌우 양쪽’에서 모두 비난받을 때가 힘들다”고 털어놓았다. 김 앵커가 “이 선배는 공부하는 앵커로 유명하다. 출근시간 2시간 전 사무실에 나와 신문과 방송 자료를 검토한다”며 ‘(앵커들의) 롤모델’이라고 하자 이 앵커는 창피하다는 듯 손사래를 쳤다.
이 앵커는 앞으로 개그맨과 정치평론가, 일반인들이 재미있게 정치적 이슈를 다루는 토크 콘서트를 진행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 앵커는 대금과 소금 연주, 한국무용에 능통한 특기를 살려 국악을 흥미 있게 다루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싶다고 희망을 밝혔다.
“첫 방송이 뉴스여서 이미지가 딱딱하게 굳어질까 걱정입니다. 더욱 다양한 기회가 열리겠죠?”(김)
“아인슈타인의 꿈은 오케스트라의 수석 바이올리니스트였대요. 모차르트의 음악을 들으면서 물리 문제를 풀었다고 하잖아요. 저도 뮤지컬을 무척 좋아하고 ‘우아한’ 교양 프로그램에도 관심 많아요. 새로운 이미지는 만들어나가면 되겠죠. (웃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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