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하이라이트]스페인 경제-문화 부흥의 불꽃 ‘톨레랑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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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2월 15일 03시 00분


일요특선 다큐멘터리(SBS 16일 오전 7시 10분)

올해 우리나라의 다문화 인구는 140만 명으로 추산된다. 최근 여성가족부 조사에 따르면 한 나라의 다문화 공존에 대한 수용지수가 유럽 18개국이 73.8%인 데 반해 우리나라는 36.2%에 그쳤다. 문화적인 배타성과 갈등을 풀 수 있는 해법을 스페인 역사에서 찾는다.

스페인은 711년 이슬람에 정복된 뒤 13세기 무렵까지 약 800년간 다문화 다민족의 용광로였다. 이슬람이 이베리아 반도에 진출한 뒤 처음 실시한 정책은 세 개의 종교를 인정하고 서로 다른 민족이 같은 하늘 아래 공존하도록 하는 것이었다. 관용정책을 펼쳤던 이 시기 스페인 남부 코르도바 지방은 주민이 50만 명으로 늘어나면서 주택 20만 가구, 500개의 공중목욕탕, 50개의 병원이 있는 별천지가 됐다. 야생 올리브밖에 자랄 수 없을 정도로 척박한 스페인의 땅에 이슬람식 관개농법의 전래로 오렌지 농장도 생겨났다. 물을 활용한 이슬람의 기술력을 받아들인 관용정책의 경제적 성과였다.

학문과 문화도 꽃피었다. 바그다드에서 온 아랍인 지르얍은 스페인 기타와 플라멩코를 탄생시켰다. 이슬람인들이 라틴어로 번역한 고대 그리스의 선진학문으로 톨레도 대성당은 유럽 지식의 보고가 됐다. 이곳 지하에 있는 40만 권의 장서에는 갈릴레이보다 300년 먼저 ‘지구 원형설’을 주장한 서적이 존재한다. 경제적 문화적 성장으로 이어진 스페인의 관용 정신과 문화의 진수를 들여다본다.

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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