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에서 잡지를 팔며 스스로의 힘으로 서 보고자 노력하는 노숙인들. 서울발레시어터 수석 안무가인 제임스 전(54)이 그들에게 발레 무대에 함께 서 보자고 권유한다. 길에서 마주친 이들에게 몸의 소중함을 알려주고 싶어서였다.
호기심에 이끌린 10명의 ‘노숙인 아저씨’는 2011년 7월부터 훈련을 시작했다. 하지만 시작부터 난관이다. 자신의 몸을 학대만 해 왔지 소중하게 다루지 않아 똑바로 걷지도 못하는 이들에겐 박자를 맞추는 일조차 쉽지 않다. 제임스 전은 ‘스텝이나 박자에 얽매이지 말고 자유롭게 느끼는 대로 움직이라’라고 주문한다. 서서히 마음을 표현하는 데 익숙해진 이들은 아픈 기억들을 털어놓으며 서로를 위로한다.
동작이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같은 실수를 연발해도 제임스 전과 서울발레시어터 무용단원 20여 명은 이들을 격려한다. 주위 사람들의 걱정과 만류에도 불구하고 이어지는 훈련. 크리스마스 공연을 준비한 이들의 1년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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