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다양한 장르의 영화와 인연을 맺지 않았던 한석규가 잇따라 대작 영화 두 편을 공개한다. 1990년대 중반 이후 독보적인 흥행 톱스타로 군림했던 한석규의 새로운 연기 변신이 관객과 소통할지 관심이 쏠린다.
한석규는 첩보액션 ‘베를린’을 31일, 또 다른 영화 ‘나의 파파로티’를 상반기에 공개한다. 다작하지 않는 배우로 유명한 한석규가 몇 개월 사이 두 편의 주연작을 공개하는 건 이례적인 경우. 2011년 SBS 드라마 ‘뿌리 깊은 나무’로 강렬한 존재를 드러내며 건재함을 과시했던 한석규가 공격적인 연기 활동을 시작한 셈이다.
두 편의 영화에서 한석규는 개성이 전혀 다른 인물을 소화했다. 제작비가 100억 원에 달하는 ‘베를린’에서는 남한의 비밀요원 역이다. 독일 베를린을 배경으로 남북 요원들의 첩보전을 그린 영화에서 한석규는 북측 요원 하정우와 쫓고 쫓기는 대결을 펼친다. 한석규가 대규모 액션영화에 출연한 건 1999년 ‘쉬리’ 이후 15년 만이다.
3∼4월께 개봉을 준비 중인 ‘나의 파파로티’에서는 분위기를 바꾼다. 천부적인 재능을 지닌 제자와 교감하는 인간애 짙은 고등학교 음악교사다. ‘8월의 크리스마스’ 등에서 보여준 담백한 모습을 되찾아 스크린에 나선다.
한석규가 택한 두 편은 올해 개봉을 앞둔 한국영화 가운데서도 기대작으로 꼽힌다. 한석규의 전작인 ‘백야행, 하얀 어둠 속을 걷다’와 ‘이층집 악당’ 등이 모두 그리 뚜렷한 흥행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는 점에서도 또 다른 기대를 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