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릭터 차이 커 부딪치면 시너지 확신” ‘학교 2’로 스타덤…벌써 데뷔 14년차 “이름만으로도 신뢰주는 연기자 될 것”
시트콤과는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았던 이 남자. KBS 2TV 일일시트콤 ‘패밀리’로 데뷔 14년 만에 재평가받고 있다. 바로 심지호(32)의 얘기다.
심지호는 ‘패밀리’에서 결벽증에 까칠하기까지 한 도시 남자 차지호 역을 맡아 연기 중이다. 극중 외모 콤플렉스를 가진 박희본과 ‘봉지커플(열희봉+차지호)’를 탄생시키면서 최근 상승세를 타고 있는 ‘패밀리’의 인기를 견인하고 있다. 시청자들은 차갑고 까칠했던 심지호가 박희본과 사랑을 시작한 후 점점 애교스럽고 사랑스러워지는 모습에 열광하고 있다.
부쩍 높아진 인기에 대해 그는 “(박)희본이가 워낙 잘해서 나는 얹혀가는 편이다”며 멋쩍어했다. 그러면서 “작품 전에 대본을 보며 나와 희본이의 캐릭터에 차이가 커서 정말 다른 두 사람이 만나 부딪치면 좋은 시너지를 낼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다”며 웃었다.
그가 2011년 소집 해제 후 첫 지상파 방송 복귀작으로 시트콤을 선택한 이유는 “대중들에게 심지호라는 배우의 존재를 인식시키는 것이 필요”했기 때문이었다.
“연예인이라는 직업은 대중에게 잊히면 사실상 존재의 의미가 없다고 할 수도 있다. 공익근무를 마친 뒤 빨리 대중에게 다가가고 싶었고, 매일 방송되는 일일시트콤이라는 점도 컸다. 시놉시스가 주는 확신도 있었다.”
대중의 즉각적인 반응과 관심은 반갑지만 심지호는 인기에 일희일비하지 않았다. 데뷔 14년 차라는 시간이 가져다준 교훈이기도 했다.
“인기라는 건 언제든 물거품처럼 사라질 수 있다는 것을 너무 잘 알고 있다. 14년이 됐으니 연예계의 기본 생리는 이미 통달했다”며 “하지만 시간은 절대로 허투루 흘러가는 법이 없다는 것만 늘 마음 속에 새기고 있다.”
1999년 KBS 2TV 드라마 ‘학교 2’를 통해 일약 스타덤에 오른 그는 현재 방송 중인 ‘학교 2013’에 대한 애정도 남달랐다. 심지호는 “지금 ‘학교 2013’에 출연한 연기자들을 보니 확실히 연기에 노련미가 느껴진다. 우리 때는 어딘가 모르게 부족한 것 같으면서도 순수함이 느껴졌던 것 같다”며 “학생으로 다시 출연할 수 있을 거로 생각했는데 어느덧 서른을 훌쩍 넘겼다”며 웃었다.
열아홉이었던 14년 전보다 어른이 된 그이지만, 심지호는 “나이가 마흔은 넘어야 비로소 남자의 냄새가 제대로 나지 않겠냐”며 연기자로서 나이 마흔을 그리고 있다. “20대에는 서른이 너무 되고 싶었는데 막상 30대가 되니 여전히 어리다는 생각이 든다. 마흔의 나는 지금보다 색깔이 선명한 배우가 되고 싶다. 영화 팬들이 ‘배우 OOO이 나와서 그 영화 본다’고 말하는 것처럼, 내 나이 마흔쯤에는 내 이름 석 자로 시청자가, 그리고 관객이 그 작품을 챙겨 보는 신뢰를 주는 연기자가 되길 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