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영화계 최대 축제인 아카데미상 각 부문 후보가 10일 오전(현지 시간) 발표됐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링컨’이 작품상 감독상 남우주연상 등 12개 부문에 올라 최다 후보 지명 작품이 됐다. 오스카 트로피를 안을 주인공들은 2월 24일 미국 영화산업 종사자들로 구성된 아카데미 회원 5856명의 투표로 결정된다. 이들에 앞서 ‘내 맘대로 아카데미상’을 수여해 봤다.
최우수 작품상은 ‘링컨’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11개 후보에 이름을 올린 ‘라이프 오브 파이’. 별 다섯 개를 줘도 아깝지 않은, 최근 1년 새 본 영화 중 가장 인상적인 작품이었다. 인간의 본성에 대한 철학적인 탐색과 화려한 볼거리를 결합하다니…. 예술이자 오락이며 산업인 영화의 존재 이유를 증명한 작품이다. 유명 배우도 없이 망망대해와 호랑이, 그리고 소년만으로 이런 영화를 만든 리안 감독에게 감독상도 함께 안긴다. 특수효과상은 보너스!
‘더 임파서블’의 나오미 와츠, ‘아무르’의 에마뉘엘 리바 등이 다투는 여우주연상은 인상적인 후보를 못 찾겠다. ‘사심(私心)’을 담는다면 ‘제로 다크 서티’의 제시카 채스테인에게 주고 싶다. 이제 서른을 조금 넘은 우아한 이 배우가 뭔가 해낼 것 같다.
남우주연상에도 눈에 띄는 후보가 없다. 번외로 ‘아무르’의 장루이 트랭티냥에게 수여한다. 올해 83세인 트랭티냥은 ‘남과 여’(1966년)의 주인공으로 올드 팬에게 낯익은 배우. 젊은이들의 전유물이었던 사랑을 노인의 것으로 만든 공로를 높이 평가한다.
여우조연상은 ‘세션: 이 남자가 사랑하는 법’의 헬렌 헌트가 단연 우뚝해 보인다. 쉰이 넘은 나이에 파격적인 노출 연기를 한 헌트의 용기에 박수를…. 출연 분량은 적지만 헌트에게 여우주연상을 줘도 무방한 것 같다. ‘레미제라블’에서 짧지만 강렬했던 앤 해서웨이는 아직 젊잖아. 다음 기회에….
남우조연상은 로버트 드니로(‘실버라이닝 플레이북’), 토미 리 존스(‘링컨’) 등 베테랑 배우들이 주연상 대신 조연으로 이름을 올려 받아도 별로 감흥이 없을 것 같다. 기자도 시상의 이유 상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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