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이 오프닝 무대…타이거JK 결산 기자회견 한국홍보관 연일 문전성시…싸이 효과 톡톡 65건 사업협약 결실…세계음악시장의 주류로
시작도, 끝도 케이팝이었다. 한국의 두 뮤지션 싸이와 타이거JK가 세계 최대 대중음악 박람회 미뎀을 장식했다. 27일(이하 한국시간) 오프닝 행사 형식으로 열린 ‘NRJ 뮤직어워즈’에서 싸이가 3관왕을 차지하며 화려한 막을 올린 미뎀은 29일 타이거JK가 올해 미뎀의 성과를 결산하는 기자회견에 참석하며 마무리했다. 1967년 시작돼 올해로 46년 역사를 자랑하는 미뎀에서 한국 뮤지션이 이처럼 부상한 적은 없었다. 더욱이 올해 한국은 미뎀의 주빈국이었다. 세계 음악시장에서 케이팝의 달라진 위상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미뎀 2013’은 외연을 넓혀가고 내실을 다져가는 케이팝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 미뎀서도 ‘싸이 효과’…한국관 ‘문전성시’
미뎀 기간 해외 음악관계자들은 케이팝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마련한 한국 부스는 한국과의 음악 비즈니스를 희망하는 해외 관계자들로 매일 북적였다. 27일 비즈매칭(비즈니스 협의)에서는 약 50개 해외 음악단체와 회사가 몰려 65건의 사업 협약을 맺었다. 28일 ‘미뎀 컨퍼런스’에서는 해외 업체를 대상으로 한국과 협업에 관한 논의가 오갔다. 미뎀과 한국 관계자들은 “모두 싸이 덕분”이라고 입을 모았다. 28일 미뎀 페스티벌에서 윤미래, 비지와 함께 공연해 주목받았던 타이거JK는 결산 기자회견에서 “기대 없이 열심히 했다. 많은 사람들이 마치 대학 축제에 온 것처럼 놀아줘 미뎀을 즐기고 돌아간다”고 말했다. ‘케이팝=아이돌’로 인식되는 분위기 속에서 페스티벌의 헤드라이너로 주목받고 케이팝의 대표주자로 결산 기자회견에 참석한 것은 상징적이다. 주니엘, DJ DKHT 등 미뎀에서 공연한 다른 한국 뮤지션도 케이팝의 다양성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켰다.
● 케이팝, 새로운 시험대로
해외시장의 관심은 단연 케이팝의 상품성 때문이다. 케이팝이 세계 주류에 접근해가고 있다는 증거다. 미뎀에서 만난 싱가포르의 음악박람회 ‘뮤직매터스’ 재스퍼 도넛 회장은 “케이팝은 잠시 유행이 아니라 오래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케이팝의 성공을 연구하고 있는 일본을 비롯한 다른 아시아 국가의 위협을 감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윤미래도 미뎀 기간 중 외신과 가진 인터뷰에서 “싸이의 성공으로 해외 팬들은 케이팝에 높은 기준을 제시하기 시작했다. 케이팝이 널리 알려진 것은 반길 일이지만, 음악을 하는 입장에서는 쉽지 않은 상황이 됐다는 걸 잊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케이팝은 새로운 시험대와 도약대에 올라섰다. 외연 확대, 장르 다양화 등 케이팝의 새로운 전략이 필요한 순간이며, 아티스트의 이름값에 의존하는 기존의 방식에서 벗어나 현지 유통 구조나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프로모션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관계자들은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