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하며 TV본다…더 막강한 ‘막장의 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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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2월 6일 07시 00분


자극적인 내용의 ‘막장’ 드라마에 시청자는 혹평을 쏟아내면서도 호기심을 숨기지 못한다. MBC ‘백년의 유산’(왼쪽)과 SBS ‘돈의 화신’이 대표적이다. 사진제공|MBC·SBS
자극적인 내용의 ‘막장’ 드라마에 시청자는 혹평을 쏟아내면서도 호기심을 숨기지 못한다. MBC ‘백년의 유산’(왼쪽)과 SBS ‘돈의 화신’이 대표적이다. 사진제공|MBC·SBS
■ 주말 밤 막장드라마 전쟁

‘백년의 유산’ 생명위협에 불륜누명도
“최고 막장” 반응 속 시청률 20% 돌파

살인 복수 등 ‘돈의 화신’도 시선잡기
시청자 중독성 강해…다시 인기몰이

‘막장 드라마’가 다시 시청자의 눈길을 모으면서 입길에 오르고 있다.

한동안 사라지는 듯했던 ‘막장 드라마’가 최근 더 세지고 강한 이야기로 고개를 들며 시청자를 자극하고 있다.

대표적인 드라마는 MBC ‘백년의 유산’과 SBS ‘돈의 화신’. 사실 그동안 방송된 여러 드라마에도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출생의 비밀, 복수 등 이른바 ‘막장 드라마 코드’가 한 두 가지씩 등장했지만, 두 드라마는 ‘대놓고 욕하면서 본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막장의 진수’를 보여주고 있다.

‘백년의 유산’은 3대째 국수공장을 운영하는 가족의 이야기를 다룬 따뜻한 홈드라마를 표방했다. 하지만 방송이 시작되고 뚜껑을 열어보니 ‘막장 드라마’의 요소가 장면장면 시청자의 욕구를 자극한다. 특히 ‘세상 어디에도 없는 시어머니’ 박원숙의 악행은 ‘막장’ 수준을 넘어선다.

아들을 위해 탐탁치 않지만 “장난감 하나 사 준다”는 식으로 며느리(유진)를 들인 시어머니는 아들을 빼앗겼다는 생각에 며느리를 정신병원에 감금시키고, 알레르기성 음료수로 며느리의 생명까지 위협한다. 심지어 충격으로 기억을 잃자 되레 며느리의 불륜을 조장해 누명까지 씌운다. 시청자들은 드라마 게시판을 통해 “막장도 이런 막장이 없다” “막장 드라마의 최고 레벨”이라는 반응을 보내고 있다.

이처럼 역시 “욕하며 본다”는 ‘막장’ 드라마의 흥행 코드가 통한 것일까. ‘백년의 유산’은 20%의 시청률을 넘으며 동시간대 1위를 지키고 있다.

새롭게 시작한 SBS ‘돈의 화신’도 ‘막장’으로 중무장했다. 2일 첫 방송부터 쉴 새 없이 출생의 비밀, 살인, 불륜, 누명, 복수 등 자극적인 이야기 코드를 거세게 몰아치며 시청자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여기에 욕조에 몸을 담근 두 남녀가 함께 등장하는 장면으로 선정성 논란까지 불러 왔다. 주말 밤 시간대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지나치게 선정적이라는 평가다. 시청자들 역시 “숨을 참고 봐야 할 정도” “이러다 막장 불감증 생기겠다”며 드라마에 대한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이에 대해 한 드라마 외주제작사 고위 관계자는 “인간의 심리에 내재된 욕망을 드러내는 이들 드라마 혹은 스토리를 지켜보면서 시청자가 일종의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것 같다”며 “자극적인 소재로 ‘막장’이라는 오명을 받기는 하지만 중독성이 강해 제작진으로서는 절대 포기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트위터@mangoost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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