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총 격발 자세가 멋들어진 배우로 꼽힌 ‘아이리스’의 이병헌. 170cm대 초반키에 자세가 안정적이다. 영화 ‘아저씨’의 원빈은 상·하체 밸런스와 작은 얼굴, 얇은 몸 근육 덕에 슈팅 액션이 날카롭다(작은사진 위). ‘베를린’의 하정우는 동작은 간결하지만 얼굴이 상대적으로 커 격발 동작 시 균형감이 다소 떨어진다(작은 사진 아래). 동아일보DB
《 탕탕탕! 무술감독 ‘총잡이’입니다. 긴장이 고조되는 동북아 정세 탓에 영화 ‘베를린’, 드라마 ‘아이리스2’, ‘7급 공무원’ 같은 첩보액션물이 인기입니다. 특히 여성들의 환호가 대단합니다. 잘생기고 몸 좋은 남자배우들이 명품 슈트 빼입고 멋지게 총을 쏘며 강한 수컷에 대한 원초적 갈망을 자극하지요. 제작사들도 주인공이 총을 든 모습을 내세워 홍보합니다. 하지만 전문가의 시각으로 보면 배우 간 편차가 큽니다. ‘건 액션(gun action)’, 즉 격발(擊發) 자세가 멋들어진 배우들은 따로 있습니다.》
○ 배우들, 건 액션 ‘이렇게 해야 폼난다’
옛날엔 영화 ‘영웅본색’ 식의 과장된 건 액션이 유행했죠. 지금은 최대한 실전처럼 간결하게 쏴야 합니다.
배우들은 3개월간 훈련을 받아요. 첫 한 달은 총 구경도 못 해요. 하루 3∼5시간 발차기 같은 액션의 기본 동작을 익힙니다. 두 달째, 권총을 들고 격발 자세를 연습합니다. 다리는 어깨 너비로 벌리고 앞발을 15∼30cm가량 앞으로 내밀면서 무릎은 살짝 구부립니다. 몸의 무게중심도 60∼70%는 앞발에 쏠립니다. 다리에 힘이 있어야 상체가 안정되고 총 쏘는 자세도 속칭 ‘각’이 나옵니다. 석 달째엔 사격장에서 실탄 사격을 하면서 진짜 총의 무게를 익히죠.
타고난 신체조건도 중요합니다. 스틸 사진으로는 키 185cm 이상 ‘롱다리’들의 총 쏘는 자세가 멋져 보입니다. 하지만 극 중에선 총을 들고 뛰고 굴러야 하잖아요. 이때는 175∼178cm가 안정감을 줍니다. 무게중심 때문이에요.
백인은 키가 180cm를 넘어도 무게중심이 배꼽에 있어 격발 자세 때 상체가 들떠 보이지 않아요. 하지만 동양인은 무게중심이 배꼽 아래 단전에 있어 키가 크면 상체가 불안정해 보입니다. 총 쏘는 자세도 허술하고 굼떠 보여요.
팔은 약간 길어야 돼요. 키 175cm면 양팔 길이가 평균 165cm 내외이니 이보다 2∼3cm 길어야 총을 쏘는 정면 자세에서 팔이 덜 짧아 보입니다. 얼굴이 크면 권총이 작아 보여 총이 주는 공격적인 느낌이 줄어듭니다. 배우의 목이 짧고 두꺼워도 같은 이유로 감점. 우락부락한 근육보다는 얇고 단단한 근육이 좋습니다. 민첩한 느낌을 주거든요. ○ 장혁, 이병헌이 조인성, 강동원보다 유리
건 액션이 훌륭한 국내 배우로는 이병헌과 원빈, 한석규가 꼽힙니다. 영화 ‘의형제’, 드라마 ‘아이리스2’의 전문식 무술감독은 “이병헌은 키 170cm대 초반에 포즈가 가장 훌륭하다. 다만 근육이 약간 빠진 상태가 더 좋아 보였다”라고 말하더군요. 영화 ‘퀵’의 최동헌 무술감독은 “원빈의 상·하체 밸런스가 이상적”이라고 했습니다. ‘아이리스2’의 장혁은 사극 연기로 익힌 무술 동작이 습관이 돼 격발 자세를 취할 때도 다리를 너무 구부린다는 단점이 있답니다.
그리고 한석규. 지적인 이미지가 강하지만 ‘쉬리’ ‘이중간첩’ ‘베를린’을 찍어 격발 자세가 몸에 배어 있습니다(오세영 무술감독). 하정우는 얼굴이 큰 편이어서 총이 얼굴에 묻힌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롱다리 조인성(186cm), 강동원(187cm)은 격발 포즈가 다소 허술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단, 정우성은 큰 키(186cm)에도 자신의 몸에 어울리는 격발 자세를 세련되게 표현한다는 평이에요. 아! 이다해도 요즘 많이 쏘죠? 여배우는 격발 동작에서 어느 정도의 노출과 특정 신체 부위를 부각시키는 섹시 동작이 더 중요하답니다. 탕탕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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