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자를 동심으로 사로잡았던 MBC ‘일밤-아빠! 어디가?’(사진)가 주춤하고 있다. 3월17일 자체 최고 시청률(14.2%)을 기록한 이후 2주 연속 하락세다. 화제성만으로는 한 주간 예능프로그램 중 최고를 자랑하지만 ‘2%’ 부족하다는 느낌을 준다. 어떤 변화가 필요할까.
‘아빠! 어디가?’는 다섯 아빠와 자녀들이 1박2일 여행을 떠나며 예상치 못한 상황에 좌충우돌하는 모습으로 인기다. 가족애를 기본으로 교육과 재미의 요소를 모두 갖추면서 일요일 저녁 예능프로그램으로 가장 적합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동시간대 시청률 1위인 SBS ‘일요일이 좋다-런닝맨’을 위협하는 대항마로도 꼽혔다.
하지만 31일 13회까지 방송되고 ‘인기가 꺾인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시청자의 관심도를 수치로 나타내는 시청률도 14.2%에서 12.9%로 소폭 하락했다.
‘아빠! 어디가?’의 웃음 포인트는 다섯 어린이의 예측 불가능한 행동이었다. 자신들이 하고 싶은 대로 행동하며 심부름을 가는 길에 강아지를 발견하면 걸음을 절로 멈춘다. 또 버스에 가방을 놓고 내리거나, 아빠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심통을 부리고 울기도 한다. 체계적으로 흘러가는 보통의 프로그램과 어울리지 않을 법한 것들이 ‘아빠! 어디가?’에서는 통했다. 연출자 김유곤 PD는 프로그램이 한창 화제몰이할 때 “아빠와 아이들이 여행을 가서 놀고 자고 밥 먹는 반복되는 싱거운 얘기를 왜 재밌어하는지 모르겠다”고 몇 차례 밝힌 바 있다. 그동안 자극적인 웃음이 안방극장을 장악했던 것과 다른 노선이라 스스로도 의아해했던 셈이다.
하지만 회를 거듭하면서 다섯 아이들과 아빠들의 성격이 드러나고 이에 따른 캐릭터의 고정화, 패턴의 반복이 피로감을 주고 있다는 평이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초반에 비해 프로그램의 관심이 줄어든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숙박할 집을 선택하고 놀며 장을 보고 취침하는 이들의 여행 일정이 공식이 되어 버렸다”며 “변화를 위해서는 아빠와 자녀의 새로운 스토리가 필요하다. 또 색다른 장소를 물색해 공간적 변화를 줘야할 시점”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