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음원 중심으로 음반시장이 재편되면서 정규 앨범을 발표하는 가수는 찾기 힘들어졌다. 대다수 가수는 싱글이나 미니앨범을 발표한다. 사실 미니앨범은 해외에서도 찾아보기 힘들다. 그렇다면 미니앨범과 정규앨범의 차이는 뭘까. 국내에서 미니앨범은 러닝타임 15∼20분, 곡수로는 5곡 안팎의 수록곡이 보편적이다. 싱글은 1∼2곡(3∼5분)이 실린 음반, 정규앨범은 10곡(20∼40분) 안팎의 음악이 수록된 음반으로 흔히 정의한다. 가요계가 EP나 맥시싱글이란 ‘국제적인’ 용어 대신 ‘미니앨범’을 사용하는 건 ‘앨범’이란 단어의 어감 때문이다. 제작자나 가수 입장에서 싱글은 어딘지 성의 없어 보이고, 정규앨범을 내기엔 부담스럽다. 정규앨범은 한두 곡만 주목받고 나머지 곡들은 사장되기 십상이다. 이런 상황에서 싱글과 앨범의 중간점인 미니앨범은 좋은 대안이 된다.
그래도 싱글과 미니앨범, 정규앨범을 분류하는 건 제작자나 가수 마음이다. 라디의 미니앨범 ‘작은 이야기’엔 6곡이 수록됐고, 배우 김영호의 가수 데뷔 앨범인 첫 미니앨범 ‘색’엔 세 곡이 수록됐다. 신곡은 두 곡뿐이지만, 그 반주음악(MR)을 수록해 모두 네 트랙 음반으로 만들어 ‘미니앨범’이라 부르는 경우도 있다. 이는 싱글을 미니앨범이란 이름으로 포장하는 사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