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포를 입은 한 남자가 덥수룩한 수염을 가다듬는다. 배우 배수빈이 왕으로 귀환했다. 연극 ‘광해, 왕이 된 남자’에서 폭군 광해와 만담꾼 하선 1인 2역으로 무대에 오른 것이다. 그는 인터뷰 사진 촬영하는 동안 연기에 몰입하고 있었다. 광해와 하선 두 캐릭터에 푹 빠진 모습이었다.
그는 자신의 얼굴에 우리 시대의 희로애락을 담은 듯 했다. 세상을 풍자하며 즐겁게 사는 순수한 영혼 하선, 분노와 두려움으로 상처받은 영혼 광해. 기쁨과 슬픔이 교차하는 순간 셔터는 눌러졌다. 연극 ‘광해’는 영화를 각색한 작품으로, 비운의 군주 광해군과 같은 얼굴을 가진 천민 하선이 대리로 임금 역할을 맡으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생동감 있게 담았다. 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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