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의 허허벌판을 뛰놀던 남매가 한국 가요계를 들었다 놓았다. SBS 오디션프로그램 ‘K팝스타 2’의 우승자 악동뮤지션, 이찬혁(17세)·수현(14세) 남매. 오디션프로그램 처음으로 자작곡 노래로 우승하며 시청자를 놀라게 했다. 선교사인 아버지의 영향으로 5년 전부터 몽골에서 살고 있는 이들은 정규 교육을 받지 않았다. 특히 음악에 대해서도 아는 게 전혀 없었다. 그랬던 이들이 자작곡으로 당당히 우승을 차지한 것이라 더욱 관심이 쏠리고 있다.
치열했던 경쟁이 끝난 지 2주가 지났지만 이들은 아직도 “얼떨떨하다”고 했다. 17일 오후 만난 이들은 다만 “매회 ‘이 길(음악)로 가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악동뮤지션은 정형화한 음악이 아닌 자신들의 생각을 그대로 담은 노래로 또래인 10대 뿐 아니라 어른들의 귀에까지 가 닿았다. 각종 온라인음원차트를 휩쓸었던 ‘다리꼬지마’ ‘라면인건가’ ‘매력있어’ 등은 오빠 찬혁 군의 상상. 동생 수현은 그 노래를 맛깔 나게 부른다. 수현 양은 “오빠의 곡은 신선하다. 부르기도 재미있다”고 말했다. 찬혁 군은 “수현이의 목소리가 매력 있다”고 한 마디 거든다. 서로를 잘 알고, 좋은 호흡도 낼 줄 아는 남매다.
찬혁 군이 천재적인 작곡 실력으로 인정받고 있지만, 사실 음악에 대해 관심을 가진 건 불과 1년 밖에 되지 않았다. 그 전에는 악보를 보지도 못했다. 그는 “작년 1월인가, 아는 형이 작곡하는 모습을 보고 막연하게 ‘멋있다’고 생각했다. 그때부터 관심을 갖게 됐다”면서 “음악을 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듣는 음악도 별로 없었고, 유명 가수라 해도 잘 몰랐다. 잭슨파이브도 오디션을 보면서 알게 됐다”고 말했다. 수현 양도 교회에서 부르는 찬양 정도가 전부였다. 다만 장기자랑에는 빠지지 않았다. 하지만 남매가 생각하고 흥얼거리면 노래가 된다. 한 곡이 완성되기까지 빠르면 5분, 길어야 30분을 넘지 않는다. “당시에 떠오른 감정이나 생각이 시간이 지나면 없어지기 때문”이란다. 찬혁 군은 “우리만의 색깔을 만들려 하지 않았고, 꾸미려고도 하지 않았다. 자연스럽게 노래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우리의 이야기를 전하는 악동뮤지션이 되고 싶다”면서 노래를 듣는 이들이 함께 공감하고 노래할 수 있게 하는 꿈을 꾼다.
한편 이들은 22일 몽골로 건너가 재충전의 시간을 보내고 다시 귀국, 소속사를 결정하는 등 본격적인 활동을 이어나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