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장 임권택감독, 102번째 영화 ‘화장’ 촬영 돌입 정지영감독 제작자로…김동호위원장, 해외서 공로상
노장은 살아있다.
한 편의 영화에 강렬한 메시지와 해학, 다양한 시대상을 담아내며 영화계를 이끌어온 관록의 영화인들이 기지개를 펴고 있다. 임권택, 정지영 감독과 최근 연출자로 데뷔한 김동호 부산국제영화제 명예집행위원장이 그 주인공이다.
임권택 감독은 최근 102번째 영화 ‘화장’ 준비에 본격 돌입했다. 2년 전 ‘달빛 길어올리기’ 이후 대학 강단에 주로 섰던 임 감독은 소설가 김훈의 동명 단편소설을 영화화한다. 뇌종양으로 죽어가는 아내와 젊은 여직원 사이에서 갈등하는 남자의 이야기다. 생과 사의 갈림길에서 번민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로 ‘거장’ 임권택 감독이 어떻게 표현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부러진 화살’과 ‘남영동 1985’를 통해 부조리한 세상을 향한 거친 외침을 담아낸 정지영 감독은 천안함 침몰 사건을 다룬 ‘천안함 프로젝트’ 제작자로 돌아왔다. 천안함 침몰 당시 ‘북한 어뢰에 피격된 폭침’이라고 발표했던 정부와 반대 입장에 섰던 사람들이 실제로 겪은 상황을 담은 다큐멘터리다. 정 감독은 기획과 제작을 주도해 25일 개막하는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처음 상영할 예정이다. 표현 수위가 상당히 높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적잖은 파장이 일어날 가능성도 있다.
김동호 위원장은 해외에서 공로를 다시 한 번 인정받았다. 15회 이탈리아 우디네극동영화제는 올해 ‘평생공로상’ 수상자로 김 위원장을 선정했다. “아시아는 물론 세계 영화 발전에 기여한 공로”다. 3년 전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직에서 물러난 뒤 더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그는 3월 감독 데뷔작인 단편영화 ‘주리’를 내놓아 호평 받았다. 현재는 단편과 장편 영화를 동시에 준비하며 열정을 쏟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