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요계에 봄바람이 불고 있다. 버스커버스커가 지난해 3월 발표한 정규 1집 타이틀 곡 ‘벚꽃 엔딩’이 올봄 지상파 음악 프로그램의 1위 후보에 오르며 파란을 일으킨 이후 봄을 노래한 음원들이 잇달아 ‘봄 캐럴’ 시장에 합류했다.
Mnet ‘슈퍼스타K4’의 우승자인 로이킴이 22일 발표한 자작곡 ‘봄봄봄’은 이날 싸이의 ‘젠틀맨’과 조용필의 ‘바운스’를 밀어내고 음원 차트 1위를 차지했다. 컨트리풍의 멜로디에 ‘봄봄봄, 봄이 왔네요’라는 후렴구로 계절감을 살린 노래다. 파스텔 톤 하늘에 벚꽃 잎이 날리는 앨범 재킷은 화사한 봄 분위기를 물씬 풍긴다. 앞서 발매된 케이윌의 ‘러브 블러썸’(사진)도 ‘팝콘 같은 꽃잎이 저 높이 날아요’라는 노랫말로 춘심을 자극하며 음원 차트 10위 안팎에서 순항하고 있다.
MBC 드라마 ‘구가의 서’ OST로 삽입된 백지영의 ‘봄비’와 아이돌그룹 2AM의 ‘어느 봄날’도 음원 차트 상위권에 올라 있다. 더 포지션의 ‘봄에게 바라는 것’, 포티의 ‘봄을 노래하다’가 50위권에 랭크됐고 봄의 감성으로 이별을 노래하는 윤도현의 ‘당신이 만든 날씨’, 심규선의 ‘그런 계절’도 톱100에 이름을 올렸다.
대표적인 봄노래로는 김보경의 ‘봄처럼’(2011년), MC스나이퍼의 ‘봄이여 오라’(2007년), BMK의 ‘꽃피는 봄이 오면’(2005년), 김윤아의 ‘봄이 오면’(2004년) 정도가 있다. 하지만 음원 사이트 멜론과 벅스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올해처럼 봄철에 봄노래가 톱100에 무더기로 올라온 적은 없었다.
전문가들은 이를 ‘벚꽃 엔딩 효과’로 설명한다. 서정민갑 대중음악평론가는 “봄이라는 계절이 가진 매력과 돌아온 ‘벚꽃 엔딩’의 인기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김작가 음악평론가는 “예전에도 시즌 송처럼 봄을 콘셉트로 한 노래가 나왔지만 대중의 관심을 받지 못했던 것일 뿐이다. 1년 만에 다시 이슈화된 ‘벚꽃 엔딩’의 영향이 크다”고 했다.
음원 소비 환경이 스트리밍(인터넷 실시간 듣기) 서비스 형태로 변화한 것도 봄 캐럴 현상의 한 요인으로 꼽힌다. 스마트폰으로 언제 어디서나 원하는 음악을 들을 수 있게 되면서 음악 감상 패턴이 사건이나 계절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설명이다. 서정민갑 평론가는 “그룹 쿨은 과거 여름 콘셉트 앨범으로 인기를 끌었다”며 “마찬가지로 이번에는 산뜻한 봄의 계절감을 살린 음원 수요가 늘어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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