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사극에 등장하는 한복과는 다른 멋으로 시청자들의 눈을 즐겁게 하고 있는 퓨전 사극 SBS월화드라마 ‘장옥정, 사랑에 살다’.
조선왕조실록이 유일하게 인정한 미모의 소유자 장옥정이 여주인공인 만큼 극 중 등장하는 한복 또한 강한 색감과 디자인으로 주인공의 미모를 뒷받침해주고 있다.
‘대한민국 대표 미녀’로 불리는 김태희는 극 중 왕실의 옷과 이불을 만드는 침방나인으로 궁 생활을 시작한 장옥정을 연기하고 있다. 기존의 장옥정과는 다르게 한복패션디자이너로 인물이 설정됐다.
‘장옥정, 사랑에 살다’ 드라마 속 주인공들의 한복을 직접 디자인하고 있는 박선이 원장(단한복 구월점)은 장옥정이 입고 나오는 한복에 대해 “일에 대한 열정과 당당함을 갖고 있는 여성을 표현하기 위해 파스텔 색보다는 원색을, 아기자기한 문양보다는 큼직한 문양을 한복에 담았다”고 설명했다.
특히 붉은색의 원색과 세련된 자수를 놓은 한복을 통해 장옥정의 당찬 내면을 표현했다. 사실 붉은색은 왕비들이 입는 등 궁에서 높은 신분의 색이었고 당시 결혼하는 서민들에게 한하여 사용이 허락되었다. 그러나 극 중 장옥정은 높은 신분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그의 내면을 표현하기 위해 붉은색, 보라색 등을 사용했다.
장옥정과 러브 라인인 남주인공(유아인) 이순이 좋아하는 연꽃을 장옥정 한복의 자수나 금박, 염색 부분 등에 표현하기도 했다.
300여벌이 넘는 극 중 주인공들의 한복은 모두 박 원장의 작품들이다. 박 원장은 “극 중 캐릭터에 맞춰 디자인하려다 보니 한복 원단을 직접 손으로 다 주물러 염색했다”고 말했다. 손으로 직접 3~7번 염색을 거친 천연염색과 손염색부터 자수, 디자인까지 값으로 매길 수 없는 장인 정신을 필요로 하는 작품들이다. 최대 20일의 작업시간을 소요한 작품도 있다.
그러다 보니 극 중 주인공들이 입고 나오는 한복을 값으로 굳이 매기면 3억원에 달한다. 그 중 장옥정이 입고 나오는 한복은 300~1000만원 사이의 한복들로 이루어져 있다. 특히 김태희가 입고 나올 적의(왕비의 법복)는 워낙 단가가 높은 재료들로 만들다 보니 1000만원이 넘어간다. 보통 궁 안에서 입는 옷들이 고가의 한복들이다.
최근 사극 드라마 속 다양한 한복 패션과 역사적 고증을 두고 박 원장은 “크게 한복 고증을 따지자면 저고리 기장, 배래선, 고름 길이, 깃 모양 등 여러 가지가 있다. 이번 드라마 속 작품들은 한복디자이너 상식에 벗어나지 않도록 노력했다”고 말했다. 특히 우리나라 16세기에 등장한 예복 형태인 한복의 2중 치마를 장옥정 치마에 적용했다. 또 저고리의 소매 폭과 기장, 깃 부분도 각 주인공들의 신분에 맞춰 전통적인 디자인을 추구했다.
다만 원단의 화려한 원색에 대해 박 원장은 “디자인이나 형태는 문헌에 나와 있지만 색상은 그 시대를 살아보지 않았던 이상 아무도 모르는 일이다”고 답했다.
한편 두 차례 김태희의 바느질 수업을 맡았던 박 원장은 “(김태희가) 의상디자인학과 출신이라 그런지 바느질 솜씨가 전혀 어색하지 않았다. 늘 바느질을 해왔던 사람처럼 능숙해 대역을 쓸 필요가 없더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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