톰 크루즈 시작으로 윌 스미스 부자까지 스타들 월드투어에 한국 포함 先요청도 한국 위상 강화 속 티켓파워 회의론도
5월 들어 할리우드 배우와 감독의 내한 행사가 줄을 잇고 있다. 지난해부터 잦아지긴 했지만 매주 한 팀씩 방문하는 건 이례적인 경우다. 이들의 적극적인 한국 공략을 긍정적으로 보는 의견도 있다. 하지만 할리우드 스타들의 홍보 활동에는 대규모 물량 공세가 투입되기 때문에 과연 그 투자가 흥행으로 직결되느냐를 따져볼 때 아쉽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달 초 드림웍스 애니메이션 ‘크루즈 패밀리’의 연출자와 촬영감독의 내한을 시작으로 7일에는 윌 스미스·제이든 스미스 부자가 한국을 찾아 레드카펫 행사를 가졌다. 13일엔 할리우드 액션 시리즈 ‘분노의 질주:더 맥시멈’의 주인공인 빈 디젤과 미셀 로드리게스가 한국 관객과 만난다. 매주 한 팀씩 방문하는 셈이다.
상반기가 채 지나지 않았지만 올해 내한한 스타 명단은 화려하다. 1월 ‘잭 리처’의 톰 크루즈를 시작으로 2월 ‘라스트 스탠드’의 아놀드 슈워제네거, 3월에는 할리우드에서도 톱으로 손꼽히는 리어나도 디캐프리오가 ‘장고:분노의 추격자’를 들고 처음 내한했다. ‘지.아이.조2’의 드웨인 존슨, ‘아이언 맨3’의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뒤를 이었다. 이 같은 내한 행렬은 한국이 그만큼 할리우드 영화의 중요한 흥행 시장으로 부상했다는 증거다. 특히 톰 크루즈나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는 개봉을 앞두고 세계 투어에 나서면서 “반드시 한국을 포함하라”고 먼저 요청했을 정도로 적극적이다.
하지만 할리우드 스타들의 내한이 늘어나면서 그 효과에 대한 평가는 엇갈리고 있다. 잦은 방문으로 인해 할리우드 스타와 영화를 향한 한국 관객의 호기심이 전체적으로 하향 평준화 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더욱이 스타의 내한 활동이 흥행으로 직결되는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의견이 많다. 실제로 올해 주연배우가 내한했던 영화 중 100만 관객을 넘은 건 ‘아이언맨3’와 ‘지.아이.조2’, 단 두 편뿐이다. ‘장고’는 26만 명, ‘라스트 스탠드’는 6만6000명에 그쳤다. 영화 홍보대행사의 한 관계자는 “할리우드 스타가 보통 2박3일 동안 내한 행사를 벌이면 특급호텔 스위트룸 숙박료와 동행 스태프 항공료, 체재 비용 등을 합해 대략 억대의 비용이 든다”며 “내한한다고 해서 모두 티켓 파워를 발휘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효용성을 꼼꼼히 따져본다면 회의적인 생각이 들 때가 있다”고 밝혔다.
물론 반대의 의견도 있다. 최근 한국 영화시장이 아시아의 중심으로 떠오르면서 할리우드 유명 제작사들은 한국 프로모션을 먼저 기획하는 추세다. 또 다른 영화 관계자는 “얼마 전까지 일본이 중심이었지만 이젠 그 관심이 한국으로 옮겨왔다”며 “내한 스타들이 늘면서 할리우드와 교류할 수 있는 기회가 더 많아지는 건 사실”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