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이영 “더 째려보고 더 소리치고…악역 잡는 악역 재미에 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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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5월 13일 07시 00분


드라마와 예능프로그램을 오가며 ‘반전 매력’을 드러내고 있는 연기자 심이영. 데뷔 13년 만에 비로소 대중의 관심을 얻고 있다.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트위터@beanjjun
드라마와 예능프로그램을 오가며 ‘반전 매력’을 드러내고 있는 연기자 심이영. 데뷔 13년 만에 비로소 대중의 관심을 얻고 있다.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트위터@beanjjun
■ MBC 드라마 ‘백년의 유산’의 막장 며느리, 심이영

13년차 배우 ‘넝굴당’ 이어 연타석 홈런
케이블채널 예능 출연…감춰둔 매력 발산

“감정 표출 많고 변화 폭 큰 역할 최선 다해
첫 악역? 상반된 반응이 더 재미 있어요”

데뷔 13년 만에 느끼는 새로운 느낌에 어리둥절하다. 하루하루가 “새롭다”는 배우 심이영(33)은 “말 그대로 새롭다”고 한다. 지금 이 기분을 설명하기에 이 말이 최선이라며 웃는다. 지난해 KBS 2TV 드라마 ‘넝쿨째 굴러온 당신’ 이후 MBC 주말드라마 ‘백년의 유산’과 MBC에브리원 예능프로그램 ‘오늘부터 엄마아빠’에 출연하며 13년 동안 묵혀뒀던 자신의 매력을 하나씩 꺼내고 있다. 심이영은 “이렇게 매일 일하는 날이 없었다. 일이 갑자기 많아져 주변에서는 건강 걱정을 하지만 감기 한 번 걸리지 않았다”고 자랑했다.

심이영은 ‘넝굴째 굴러온 당신’에서 다소 촌스러워 보이는 ‘뽀글머리’로 연기보다 외모로 단박에 눈길을 끌었다. ‘백년의 유산’에서는 세련된 단발머리로 시청자와 만나고 있다. 이를 두고 누리꾼들은 우스갯소리로 ‘헤어스타일의 중요성을 일깨워준 연예인’ 1위로 꼽았다.

“지금의 저와 그때 저와 동일 인물이냐며 놀라는 사람들이 많더라. 덕분에 저를 쉽게 각인시킬 수 있었다. 헤어 담당하는 선생님께 ‘큰 일 하셨다’고 말하며 웃었다.”

그래도 심이영에게는 연기가 우선이었다. 오랫동안 ‘무명 아닌 무명의’ 세월을 보냈다. 스크린에서는 ‘봄, 눈’ ‘파주’ ‘열혈남아’ ‘파송송 계란탁’ 등에서 ‘명품조연’으로 활약했다. 매년 한 작품은 꼭 출연하며 쉬지 않고 활동했지만 대중과 접촉면이 적어 자신의 존재를 알리기는 여간 쉽지 않았다. 때문에 지금에 이르기까지 고민도 많았다. 생활고에 시달리기도 했다.

심이영은 4월2일 방송한 SBS 예능프로그램 ‘화신-마음을 지배하는 자’에 출연해 “생계를 위해 우편물 분류 아르바이트를 했다”고 고백했다. 굳이 하지 않아도 될 말로 자신의 치부를 드러낸 것에 대해 “절대 쉽게 꺼낸 얘기가 아니다. 정직하게 얘기하면 되겠다고 생각했다. 부끄러운 마음도 있었지만, 창피하게 여기는 내 모습이 더 창피하더라”고 밝혔다.

지금의 심이영이 되기까지 그는 2010년을 잊지 못한다. 연기에 대한 자신감이 줄어 두려웠다. 당시만 해도 “연기 아니면 안돼. 행복할 수 없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모든 것들이 자신의 욕심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13년이란 짧지 않은 시간을 보내면서 깨달았다. 내려놓고 싶은 순간도 물밀 듯이 찾아와 괴롭혔다.

그 사이 여유가 생기고 성숙해진 심이영은 “최선을 다할 때 큰 기쁨을 누릴 수 있다”고 믿는다. ‘백년의 유산’을 통해 첫 악역을 연기하는 그는 ‘막장 며느리’, ‘시어머니 잡는 강적’이라는 상반된 반응에 재미를 느끼고 있다. “감정 표출이 많고 그 변화의 폭도 커서 너무 재밌다. 처음에는 너무 어려웠는데 내가 어느 정도 할 수 있는지 시험해보고 싶었다. 항상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 시어머니 역인 박원숙 선생님도 더 째려보고(웃음), 소리 지르는 톤도 수시로 바꿔보고 있다.”

이제는 모든 것이 즐겁고 행복하기만 하다. 연기하는 것을 반기지 않아 “취직이나 하라”고 했던 부모님과도 한층 편해졌다. 자신이 어떤 작품에 출연하는지 얘기하지 않았지만 지금은 서로 대화도 많이 하고 집에는 웃음 바이러스로 가득하다. “재미없다고 연기를 그만둘 생각은 없다. 인생이 항상 즐거운 것만은 아니지 않느냐. 재미없다고 그만두면 내 인생이 재미없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인데. 그런 이유로 연기를 멈추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다.”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트위터@bsm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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