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직장의 신’의 두 남자 주인공 ‘장규직(오지호)’과 ‘무정한(이희준)’의 ‘극과 극’ 스타일이 화제다. ‘미스김(김혜수)’를 사이에 둔 숨은 연적이자 절친한 동료인 두 사람은 겉모습부터 성격까지 모든 것이 정반대. 서로 달라 극에 재미를 더하는 ‘장규직’과 ‘무정한’, 두 캐릭터가 사는 법을 살펴보자. 1. 좋아하는 여자를 대하는 방법
‘젠틀남’ 무정한 “미스김씨, 좀 귀여우신 거 아세요?” 사람들을 밀치는 것이 힘들어 출근 시간 지하철도 못 타는 ‘젠틀남’ 무정한. 좋아하는 여자 미스김을 향해 구애할 때도 마찬가지. 언제나 예의 바르게 존댓말을 사용하며 깍듯하게 미스김을 대한다. 드라마 초반 무정한은 소극적인 태도 때문에 미스김에게 크게 어필하지 못했다. 또 그는 장규직에게 “네가 미스김에 관심이 있으면 내가 도와 주겠다“고 말해, ‘착한 남자’답게 사랑을 양보할 기색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무정한은 달라졌다. 별똥별이 떨어지는 것을 본 무정한은 “소원을 빌자”고 제안하며 덥석 미스김의 손을 잡았다. 또 “미스김씨, 좀 귀여우신 거 아세요?”라는 애정의 돌직구를 날려 ‘철벽녀’ 미스김을 당황하게 만들기도 했다. 늘 미스김에게 다가갈 듯 말 듯 망설이며 시청자의 안타까움을 자아내던 무정한. 점점 ‘모태솔로’ 티를 벗어가는 모습이다.
‘마초’ 장규직 “이봐, 김씨!” 시종일관 남성성을 강조하는 은근 귀여운 ‘마초’ 장규직. ‘정규직과 계약직은 신분이 다르다’는 그의 지론은 미스김에게도 어김없이 적용된다. 장규직은 미스김을 좋아하면서도 겉으로는 퉁명스럽게 그녀를 하대한다. 하지만 언제나 그런 것은 아니다. 때때로 장규직은 ‘초딩’ 수준에서 기대고 싶은 ‘남자’로 멋있게 변모하기도 한다. 장규직은 감기몸살을 앓는 미스김에게 약을 챙겨 주는가 하면, 아픈 그녀에게 양복 재킷을 덮어주고, 자신의 어깨에 기대 편히 쉬게 했다. 또 계약직 여사원의 재계약 여부가 걸린 사내 씨름 대회에서 남모르게 미스김에 져주기도 했다. 초등학생처럼 유치하게 굴 때가 많아 때로는 얄미운 캐릭터 장규직. 하지만 그는 결정적인 순간에는 믿음직스러운 행동을 해 그간의 단점을 단번에 만회한다.
2. ‘사내 정치’ 하는 법
무정한 “저 진짜 못하겠습니다, 부장님” 극중 무정한의 수식어는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 상사’. 무정한은 계약직과 정규직, 상사와 후배를 가리지 않고 평등하게 대한다. 또 아끼는 팀원이 사내에서 잘못된 대우를 받으면 모른 척 하지 않는 의리도 있다. 그의 올곧은 면은 특히 다음 에피소드에 잘 드러났다. 회사의 기획안 공모전에 계약직 정주리(정유미)의 기획안이 최종심에 오르자, 황 부장(김응수)은 팀장인 무정한을 호출해 “기획안을 낸 사람의 이름을 너로 바꾸라”고 말했다. 무정한이 이를 끝까지 거부하자, 황 부장은 장규직을 불러 “정주리를 해고하라”고 지시했다. 무정한의 이런 면에 대한 누리꾼의 반응은 반반으로 나뉜다. 무정한을 비판하는 누리꾼들은 “정주리를 위해 한 행동이 도리어 정주리에 해를 끼친 것”, “무정한은 팀장 자리까지 오른 사람이 저렇게 사회생활을 모르니 답답하다”, “부장이 시킨 대로 해서 더 높은 지위에 오른 뒤 정주리를 돕는 방법도 있을 텐데” 등의 의견을 내놨다. 반면 무정한을 옹호하는 누리꾼들은 “무정한은 눈 세 개 달린 사람들 속 눈 두 개 달린 사람 같은 존재”, “무정한의 행동이 옳은 것인데 그걸 보고 ‘답답하다’ 느끼는 우리 사회가 안타깝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장규직 “상무님은 역시 피구 왕이십니다” 회사를 위해서라면 물불을 가리지 않는 인물인 장규직. 그는 무정한과 달리 ‘사내 정치’에 능하다. 사내 체육대회를 하던 중 상무가 나타나자 장규직은 가장 먼저 달려가 90도로 인사를 했다. 피구를 좋아하는 상무가 “피구 했냐”고 묻자 무정한은 “오전에 이미 했다”고 사실대로 고했다. 장규직은 재빨리 눈치 없는 무정한을 막아서고, “당연히 피구는 아직 하지 않았다”고 외쳐 상무의 점수를 땄다. 이런 처세술 덕분에 장규직은 사내에서 승승장구하는 중. 입사 5년 차 장규직의 연봉(5700만원)은 동기인 무정한의 연봉(3900만원)보다 무려 1800만원 높다. 그를 따르는 후배들의 모임인 일명 ‘장 마초 라인’을 형성하기도. 하지만 잘 나가는 만큼 적도 많다. 장규직은 ‘사람보다 회사가 먼저’라는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는 인물이기 때문. 장규직이 계약직을 무시하는 이유도 같은 맥락이다. 계약직은 ‘고작 3개월 일하고 떠날 사람들’이라는 것. 이러한 장규직에 대해 누리꾼은 다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일부는 “저런 사람이 다 있느냐”고 혀를 내두르는 한편, “사회에 나오면 장규직의 ‘업그레이드 버전’인 사람이 수두룩하다”는 의견도 있다. 한 누리꾼은 “회사에서는 악역을 자처하는 중간역할이 필요한데, 장규직이 그 역할을 자처하고 있는 것”이라 장규직을 옹호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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