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배우 하연수(23)를 만나는 길은 지난했다. 5월 Mnet ‘몬스타’ 방영 초부터 인터뷰를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다. 홍보 담당자는 이미 여러 매체가 인터뷰 요청을 했으며, 특히 그와의 인터뷰를 목 빠지게 기다리는 남자 기자들이 많다고 귀띔했다. 실제로 9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는 평소보다 남자 기자가 많아 보였다.
하연수는 올해 상반기 등장한 신인 중 가장 주목 받은 여배우다. 섹시 콘셉트의 걸그룹은 넘쳐나지만 20대 여배우는 귀한 연예계에 ‘아이유와 구하라를 섞어놓은 듯한’ 신비로운 분위기는 단연 눈에 띄었다. 이국적인 외모 탓에 인터넷에는 ‘혼혈이다’ ‘외국인이다’는 설이 분분하다.
“고향인 부산에 내려가서 앨범을 봤는데 고조할아버지가 순수한 한국인 맞으십니다.(웃음) 저희 어머니는 광주분이시고요. 부모님 모두 외모가 살짝 이국적이세요. 제가 그런 부분만 닮았나 봐요.”
영화 ‘연애의 온도’에 조연으로 출연한 적이 있고, 드라마는 ‘몬스타’가 데뷔작이다. 그는 10대들의 성장담을 그린 ‘몬스타’에서 순수함과 엉뚱함을 지닌 민세이 역을 맡아 비스트의 용준형과 호흡을 맞췄다. 민세이 역엔 여러 스타가 물망에 올랐던 것으로 알려져 신인의 주연급 캐스팅은 화제가 됐다.
“처음 하는 드라마였지만 저는 제가 가진 독특한 마스크를 믿었어요. 초반에는 감독님께 많이 혼나기도 했지만 나중에는 갈수록 좀더 세이에게 녹아든 것 같아요.”
하연수는 교복이 잘 어울리지만 알고 보면 20대에 들어선 지 오래다. 10대에 데뷔하는 최근 연예계의 흐름으로 볼 땐 늦은 편이다. 고등학교에서 애니메이션을 전공한 그는 그림책 작가를 꿈꿨다. 쇼핑몰 모델 활동을 하며 찍었던 사진이 인터넷에서 주목받으며 진로를 바꿨다.
“(연예계 진출을) 꽤 오랫동안 고민하고 결정했어요. 영화 ‘화차’ ‘레옹’을 무척 좋아해서 수십 번을 봤는데 그 작품에 나온 김민희 선배님이나 내털리 포트먼이 결정적인 계기가 아닐까 싶어요. 그분들처럼 ‘이런 역할은 하연수가 딱이지’라는 말을 듣는 연기가 하고 싶었거든요.”
뮤직드라마 형식의 ‘몬스타’에는 배우가 노래를 부르는 장면이 적지 않다. 하연수가 부른 ‘지난날’(유재하) ‘바람이 분다’(이소라) ‘야상곡’(김윤아) ‘아임유어걸’(SES)은 유튜브에서 높은 조회수를 올렸다. 기교가 뛰어나진 않지만 통기타와 어우러져 나오는 중저음의 목소리는 긴 여운을 남겼다.
“가수를 준비한 적은 없어요. 기타를 쳐본 적도 없고요. 이번 작품에 캐스팅된 후 하루도 쉬지 않고 최소 네 시간 이상 노래와 기타를 연습했어요.”
하연수는 최근 김병욱 감독의 ‘하이킥4’에 주연으로 캐스팅됐다. ‘하이킥’ 시리즈는 박민영, 신세경, 황정음, 박하선 같은 스타를 배출한 ‘등용문’ 시트콤으로 유명하다.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올랐을 때 얼떨떨하면서도 좋았어요. 많은 걸 해보고 싶어요. 암울하고 키치한 매력이 있는 ‘안녕 프란체스카’ 같은 시트콤에도 도전하고 싶고요. 욕심이 넘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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