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히 인기 드라마를 열거한 것이 아니다. 개성 조연 배우 인성호(44)가 출연한 작품들이다. 화려한 필모그래피를 자랑하는 인성호는 서울예술대학 연극과 출신의 개성파 배우로 대중들에게는 많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바닥’에서 소문난 선수다. 개그맨 홍록기 이병진 이태식과 배우 박희순이 그의 대학 동기.
대부분의 드라마에서는 진지하고 개성 강한 캐릭터를 주로 연기했지만 사실 그의 첫 무대는 바로 MBC ‘화요일에 만나요’의 전속 가수였다. ‘화요일에 만나요’는 1980~90년대 최고의 인기 가수들이 총출동한 인기 예능 프로그램이었다.
전역 후 개그에 관심을 보였던 그는 개그맨 백재현이 중심이 된 뮤지컬 ‘루나틱’에 발탁되며 본격적인 코미디 연기를 시작했다. 2000년도에는 개그맨 정종철과 함께 KBS 2TV ‘개그콘서트’ 무대에 오른 경험도 있다.
그런 그를 드라마의 세계로 불러준 건 연기자 이승형이었다. 그의 추천 덕분에 2008년 MBC 드라마 ‘천하 일색 박정금’에서 역할을 맡게 됐고, 당시 딸 아이의 수술비를 벌기 위해 강도가 된 남자를 연기하면서 여러 연출자들 눈에 띄기 시작했다.
인성호는 “주변 사람 복이 많은 것 같다. 작은 무대에 서면서도 늘 행복했는데 TV 드라마에 데뷔하면서 많은 분들의 덕을 봤다”며 웃었다.
화려한 스포트라이트와 인기에 조급한 적도 있었다. 그는 “사람들이 내 연기를 찾아 봐주고, 나를 알아봐주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한 적도 있었다. 지름길을 선택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방법도 있었지만 어느 순간 집착이라는 것을 느꼈다. 욕심을 내려놓으면서 연기에 좀 더 진정성이 생겨난 것 같다”고 말했다.
인성호는 스스로를 ‘대기만성형’ 배우라고 정의했다. 그는 “여기까지 올라오는데도 짧지 않은 시간이 걸렸다. 하지만 결코 헛되지 않은 시간이라고 생각한다. 레크리에이션 MC를 하면서 수입이 불규칙했던 그 때에 비하면 지금의 나는 하고 싶은 연기를 할 수 있어 행복하다. 내 연기를 알아보고 찾아주는 동료들, 연출자가 있어서 좋다”고 했다.
결혼 후 한 아이의 아빠가 된 인성호는 앞으로 자신의 전공인 ‘코미디’를 살린 캐릭터를 연기해 보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아무래도 코믹한 캐릭터가 내 몸에 잘 맞는 것 같다. 딸에게 자랑스러운 아빠가 되고 싶다. 요즘 드라마와 영화에서 다양한 아버지 캐릭터가 등장하는데 익살스러운 아빠 연기를 해보고 싶다. 천방지축 같으면서도 속이 깊은 캐릭터를 통해 배우 인성호의 진가를 보여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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