촬영장 남자들로부터 에너지 ‘희한한 경험’ 자주 웃었더니 주변에서 예뻐졌다고 하네요 다음 작품은 ‘로코’ 같은 가벼운 장르였으면
배우 수애(33)의 표현에 따르면 그는 “가장 마초적인 향기가 나는 남자들과 함께” 지난 몇 달을 보냈다. ‘마초’로 지칭한 상대는 배우 장혁과 유해진 그리고 김성수 감독 등이다. 14일 개봉한 영화 ‘감기’로 만난 사람들. 수애는 “요즘 허물없이 지내고 있는 유일한 존재들”이라고 했다.
수애는 얼굴에서 웃음을 거두지 않았다. ‘심야의 FM’ 이후 3년 만에 스크린에 돌아와 느끼는 설렘, 재난 블록버스터라는 새로운 장르를 끝낸 안도의 마음이 교차하고 있는 듯했다. 함께 지내는 사람들로부터 얻는 에너지 역시 크다.
“협업이란 말을 실감했다. 영화 찍기 전에 기대했던 것보다 더 큰 힘을 받았다. 마초 같은 남자들이 한 곳에 모여 지내면 그들은 신기하게도 부드러워진다.(웃음) 희한한 경험이었다.”
수애는 최근 3∼4년 동안 치열한 시간을 보냈다. 출연한 드라마는 3편. ‘아테나:전쟁의 여신’부터 ‘천일의 약속’, ‘야왕’까지 결코 가볍지 않은 작품들만 소화했다. ‘감기’도 마찬가지. 일상적인 질병인 감기 바이러스가 삽시간에 퍼지면서 도시가 죽음으로 물드는 이 이야기에서 수애는 항체를 찾는 의사이자 자신의 아이를 살려야 하는 엄마를 연기했다. “일상성이 주는 공포가 있는 것 같다”고 수애는 말했다.
“촬영을 하다가 패닉에 빠질 때가 있었다. 답답하고 지쳐서. 감독님은 언제나 살아있는 연기, 상황을 원했고. 그렇게 서로 맞춰가다 보니 결국엔 즐기면서 하는 작품이 됐다.”
드라마에서 주로 어두운 역할을 맡았던 탓에 마음껏 웃지도 못하던 수애는 요즘엔 “예뻐졌다”는 말을 많이 듣고 있다. ‘미모 비법’을 공유하자고 했더니 “많이 웃으면 된다”며 “웃으면 더 예뻐 보이지 않느냐”고 했다.
“기본에 충실하려 한다. 커피가 옆에 있어도 몸에 좋은 주스를 챙겨 마시는 편이고. 알고 있지만 귀찮아서 못하는 것들이 있다. 몸매 관리 생각 말고 건강을 위해 운동을 하면 더 쉽다. 난 활동적인 운동을 즐긴다. 한강에서 자주 인라인 스케이트를 타거나 테니스, 자전거, 수영도 좋아한다.”
수애는 ‘감기’가 개봉하고 나면 9월엔 부모님과 함께 가족여행을 떠난다. 여행지는 동남아로 정했다. 여행 뒤에는 또 다른 작품을 찾을 계획.
“힘든 작품들만 해왔기 때문에 이젠 가벼운 장르가 당긴다”는 그의 차기작은 로맨틱 코미디가 될 가능성이 크다. 구체적으로 확정한 건 아니지만 “편안하게 웃으면서, 가볍게 즐기는” 로맨틱 코미디에 부쩍 욕심이 생겼다.
‘연하남과의 로맨스이면 더 좋겠다’고 권했다. 수애가 얼마 전 “눈여겨 보고 있다”고 지목한 아이돌가수 박형식은 상대역으로 어떠냐고 물었다. 웃음부터 터졌다.
“하하! 난 아직 상대 배우에게 에너지를 받고 싶고, 또 그들에게 배우고 싶은 마음이 있다. 그래서 연하보다는 연상의 배우가 아직은 좋다.”
수애는 여러 면에서 이목을 끌기도 한다. 1999년 드라마 ‘학교2’로 데뷔한 뒤 지금까지 15년 동안 소속사를 한 번도 옮기지 않았다. 전속계약이 끝난 건 이미 오래 전. 계약서 없이 몇 년째 회사와 일하고 있다. 수애는 “고마운 마음이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연예인의 꿈을 꾸지 못했던 때에 나에게 배우의 길을 보여준 사람들이다. 굉장히 내성적인 성격이었고, 내게도 끼가 있을까 싶었다. 나한테 재능이 있다는 걸 알고 있었더라면 덜 고마웠을 테지만.(웃음) 날 발견해준 곳에 대한 믿음이 지금까지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