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형식 “진짜사나이 덕에 자신감 생겼지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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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8월 30일 07시 00분


그룹 제국의아이들의 박형식이 MBC ‘진짜 사나이’를 통해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데뷔 이래 강한 존재감을 보여주며 덩달아 1년여 만에 컴백한 팀의 신곡 ‘바람의 유령’도 음원 차트에서 승승장구하고 있다. 사진제공|스타제국
그룹 제국의아이들의 박형식이 MBC ‘진짜 사나이’를 통해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데뷔 이래 강한 존재감을 보여주며 덩달아 1년여 만에 컴백한 팀의 신곡 ‘바람의 유령’도 음원 차트에서 승승장구하고 있다. 사진제공|스타제국
■ 일밤-진짜 사나이 ‘아기병사’ 박형식

아기 같은 모습 벗어내고자
출연 결정
죽도록 고되지만 내 인생 최고의 선택
듬직하고 부지런해진 내 모습에 보람

군 생활에 드라마 · 뮤지컬 · 그룹 활동
살인적인 스케줄에도 이 악물고 노력

‘우리 형식이가 달라졌지 말입니다!’

‘아기병사’라는 별칭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박형식. 23년 밖에(?) 안 된 그의 인생은 MBC 예능프로그램 ‘일밤-진짜 사나이’(진짜 사나이) 출연 전후로 나뉜다. 높아진 인기는 물론 그를 바라보는 시선의 측면에서 그렇다.

나아가 실제로 ‘인간’ 박형식도 180도 바뀌었다. ‘진짜 사나이’ 출연 이전에는 그저 아이돌 그룹 제국의 아이들의 한 멤버였다면, 출연 이후에는 ‘박·형·식’이라는 이름 석 자까지 제대로 세상에 알렸다.

“많은 분들이 알아봐 주시는 걸 온 몸으로 느끼고 있다. 예전에는 나에 대한 정보가 전혀 없어서 함께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하는 연예인들이 나를 도와주고 싶어도 그러지 못했다. ‘진짜 사나이’에 출연한 이후에는 ‘이런저런 장면 잘 봤다’ ‘멋있더라’고 콕콕 찍어주니까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대화도 풍부해졌다.”

● “오기도 없는 한심한 나, 깨보고 싶었다”

프로그램에서 유독 박형식이 눈에 띄는 것은, 전혀 세상 물정도 모를 것 같은 철없는 남자 ‘아이’가 군대라는 집단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치는 모습이 때로는 귀여우면서 대견스럽고, 또 때로는 남동생처럼 안쓰럽게 보이는 까닭이다.

박형식은 실제로 ‘아기 같은’ 모습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진짜 사나이’에 도전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집과 그룹 안에서도 막내라 애교도 많고, 먼저 나서기보다는 뒤에서 형들만 따라가기에 바빴다.

“투정도 잘 부리는 막내였다. 말도 우물쭈물, 행동도 느릿느릿한 스타일이었다. 어느 날 문득 ‘나에게 남자다운 모습이 있을까?’ 생각하면서 게으른 내 삶을 한 번 바꿔보자고 다짐했다. 지금은 죽도록 고되지만, 내 인생에서 가장 잘한 선택인 것 같다.”

요즘 그를 만나는 이들마다 나이가 되면 군에 입대할 텐데 ‘왜 미리 사서 고생이냐’고 자주 묻는다. 처음엔 그 스스로도 겁이 났지만, 자신의 한계를 도전해 볼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하기도 했다. 그는 “오기도 없고, 독기도 없는 내게 많은 걸 깨우치게 해준 ‘신의 한수’”라고 자신했다.

그만큼 의젓하고 듬직해졌다. 스스로도 느낀단다. 과거엔 잠이 많아, 스케줄이 없는 날이면 하루 종일 잠에 빠져도 부족했다. 하지만 군 생활을 체험하면서 이젠 누가 깨우지 않아도 일어날 시간이면 단박에 잠자리를 떨쳐낸다.

“자신감이 점점 더 생긴다. 예전에는 ‘너 이거 했어? 안했어?’라고 강하게 물어보면 위축돼 말도 못 하고 그 상황을 피하기 바빴다. 이제는 ‘못했습니다! 죄송합니다!’고 바로바로 대답이 나온다. 뭐랄까, 어떤 상황에 맞닥뜨려도 책임을 질 수 있는 능력이 생긴 것 같다.”

우물쭈물하던 말투도 싹 바뀌었다. 입 안에서만 맴돌던 말은 군대에서 주로 사용하는 ‘다·나·까’ 말투로 명확하게 터져 나온다. 확실한 의사표현은 물론이고, 상대와 이야기를 풀어가는 화법까지 익혔다. 철없는 막내아들에서 듬직한 아들로 탈바꿈한 셈이다. 고작 일주일 체험하고 와서 무슨 소리냐고 묻는다면 할 말이 없지만 검게 그을린 피부만큼이나 강인해 보였다.

“예능프로그램이라고 얕잡아보면 안 된다. 촬영하는 일주일 내내 일반 병사들과 똑같이 행동한다. 우리들 때문에 그들이 피해를 입으면 안 된다. 유격훈련을 하거나 행군할 때 악에 받칠 정도로 다들 힘들어 한다. 다치기도 많이 하고. 하지만 힘들다고 해서 열외는 당하기 싫다. 어느 한 명이라도 낙오자가 생기지 않도록 뒤에서 밀어주고 앞에서 끌어준다.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난다. 함께 동고동락하면서 의리도 생기고 우정이 깊어지는 것 같다.”

제국의아이들 박형식. 사진제공|MBC
제국의아이들 박형식. 사진제공|MBC

●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고 있지만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겠다”

박형식은 요즘 그야말로 살인적인 스케줄을 소화하고 있다. 3주에 한 번씩 일주일간 군 생활을 체험하고, 그 사이사이 드라마와 뮤지컬, 각종 예능프로그램, 여기에 최근 활동을 새롭게 시작한 제국의아이들 일정까지 모두 진행하고 있다.

“솔직히 힘들어 죽겠다. 스케줄이 꼬이는 무리수가 있지만, 일하는 게 즐겁고 내가 하고 싶은 분야라서 견딜 수 있는 것이다. 최근에 시작한 뮤지컬이나 드라마도 소속사에서 ‘둘 중 뭐 할래?’라고 물어봤지만 ‘둘 다 해 보겠습니다’고 했다. 어느 정도 가능해 보였기 때문이다. 잠 좀 못 자면 어떤가. 열심히만 하면 되는 거다. 뮤지컬을 연습할 시간이 부족해 매일 혼나지만, 그러면서 배우는 게 많다. 어느 하나라도 민폐가 되지 않기 위해 이를 악물고 있다.”

그러면서 드라마와 뮤지컬에 대한 강한 애착을 드러냈다. 그는 10월 방송하는 SBS 드라마 ‘왕관을 쓰려는 자, 그 무게를 견뎌라:상속자들’을 통해 연기에 첫 도전한다. 함께 출연하는 이민호나 박신혜, 김우빈에 비해 출연 비중은 작아도 “제 몫을 다하고 싶다”고 했다.

“캐스팅된 후 김은숙 작가와 이야기를 나눠보고 싶었다. 캐릭터의 비중이 작아도 작가의 생각이 궁금해 조언을 받고자 전화를 드렸다. 흔쾌히 찾아오라고 하셨는데, 스케줄이 꼬이는 바람에 첫 촬영을 시작하고도 찾아가지 못했다. ‘멘붕’이었다. 이러다 이도저도 아닌 게 될까 봐 겁난다. 걱정의 목소리가 커지니까 한편으로는 ‘할 수 있다’ ‘괜찮다’는 걸 보여드리고 싶다. 옛날 같았으면 불만만 늘어놓았을 텐데, 내가 선택한 거니까 잘 하자는 생각도 갖게 됐다. 행복한 일이다. 앞만 보고 달려갈 거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트위터@mangoost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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