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서울 공연을 마친 뮤지컬 ‘엘리자벳’에서 주인공 ‘엘리자벳’ 황후 역을 맡았던 배우 옥주현이 공연 기간 중 발가락 부상을 입고도 이를 감춘 채 무대에서 열연했던 것으로 알려져 팬들을 감동시키는 한편 “역시 옥주현”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옥주현은 8월 중순경 낮 공연을 마친 뒤 신발을 신다가 발가락이 접힌 채 바닥을 잘못 디뎌 왼쪽 발가락에 부상을 당했다. 발은 순식간에 퉁퉁 부었고 극심한 통증이 느껴졌다.
옥주현은 “병원에 갔더니 ‘발가락에 금이 갔다. 공연을 할 수 없다’고 했다. 두 군데 병원에서 같은 얘기를 들었다.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 오진이기만을 바라며 마지막으로 발레리나 김주원 언니가 소개해 준 병원을 갔는데 의사 선생님이 ‘고통을 견디면 할 수도 있다’고 쿨하게 말씀하시더라. 그 말씀 하나 믿고 무대에 올랐다”고 말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다친 발가락이 운동에 지장을 덜 받는 넷째 발가락 맨 끝 마디였다는 점. 의사도 ‘천운’이라고 했단다. 옥주현은 다친 발가락의 통증을 감소시키기 위해 공연기간 동안 앞 코에 구멍을 낸 신발을 신고 무대에 올랐다. 관객들의 집중력을 방해할까봐 마지막 공연이 끝날 때까지 주변에 알리지도 못했다.
옥주현은 “다치고 나서 2주 정도 지났을 때였나. ‘요제프’ 황제 역의 이광용 배우가 결혼식 왈츠를 추는 장면에서 다친 발을 세게 밟는 바람에 나도 모르게 소리를 지른 적도 있다”라며 웃었다.
서울공연을 마친 뮤지컬 ‘엘리자벳’은 9월 14일 부산문화회관 대극장을 시작으로 부산, 대구, 광주, 창원에서 잇달아 막을 올린다.
양형모 기자 ranbi361@donga.com 트위터 @ranbi361 사진제공|EMK뮤지컬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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