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MBC ‘투윅스’의 주인공 장태산(이준기), MBC ‘스캔들’의 장태하(박상민), SBS ‘황금의 제국’의 장태주(고수). MBC·SBS 제공
장태산, 장태주, 장태하.
이름만 보면 삼형제 같지만 이들은 각기 다른 드라마에 등장하는 인물의 이름이다. 장태산(이준기)은 MBC 수목드라마 ‘투윅스’의 주인공. 살인 누명을 쓰고 딸을 살리기 위해 사투를 벌이는 도망자다. 장태주(고수)는 SBS 월화드라마 ‘황금의 제국’의 주인공으로 억울하게 죽은 아버지의 복수를 위해 재벌 그룹을 차지하려는 야심가다. 장태하(박상민)는 MBC 주말드라마 ‘스캔들’에서 불도저 같은 성격의 대기업 총수로 나온다. 모두 무겁고 강한 배역이어서 그에 맞는 이름을 고르다 보니 비슷해진 것이다.
드라마의 배역들은 극 중 역할을 대변하는 이름을 갖기 마련이다. 특히 문영남 작가의 작품 속 인물들은 이름만 들어도 어떤 캐릭터인지 단박에 알 수 있다. KBS 주말드라마 ‘왕가네 식구들’의 경우 가족을 위해 ‘봉’ 노릇을 하는 아버지는 왕봉(장용), 오랜 시집살이와 가족 뒷바라지로 서운함이 가득한 어머니는 이앙금(김해숙)이다. 자녀들도 각자 맡은 배역에 맞게 왕수박(오현경) 왕호박(이태란) 왕광박(이윤지) 왕해박(문가영) 왕대박(최원홍)이다.
개성이 강한 임성한 작가는 등장인물의 이름도 ‘은아리영’ ‘부용화’ ‘구왕모’ ‘부길라’처럼 한번 들으면 절대 잊을 수 없을 정도로 특이하게 짓는다. MBC 일일드라마 ‘오로라 공주’의 주인공은 오로라(전소민)와 황마마(오창석)다. SBS 수목드라마 ‘주군의 태양’의 홍자매 작가는 독고, 구, 태, 성, 나 같은 소수 성(姓)을 많이 쓴다.
주인공의 이름에서 협찬사가 노출돼 빈축을 사는 경우도 있다. 지난해 방영된 KBS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남자’에서 주인공 강마루(송중기)는 협찬사인 ‘치킨마루’와 이름이 같아 논란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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