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부터 부산에 영화의 바다가 펼쳐진다. 12일까지 열리는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는 70개국 작품 301편을 감상할 수 있다.
올해 개막작은 부탄 티베트 불교의 영적 스승이자 영화감독인 종사르 키엔체 린포체의 세 번째 장편 극영화 ‘바라: 축복’. 인도 남부의 전통춤 바라타나티암을 매개로 남녀의 사랑과 역경의 삶을 헤쳐 나가는 여인의 의지를 담은 작품이다. 부탄 영화가 이 영화제에 초대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폐막작은 김동현 감독의 ‘만찬’이다. 이혼한 딸과 실직한 큰아들, 변변한 직업도 없는 막내아들과 부모에게 닥친 예기치 않은 불행을 그렸다. 퍽퍽한 사회현실에서 점점 위태로워지는 가족의 현실을 세심하게 묘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올해 주목할 만한 영화는 어떤 게 있을까. 일본 고레에다 히로카즈(是枝裕和) 감독의 신작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에 눈길이 간다. ‘걸어도 걸어도’ ‘공기인형’ 등을 통해 소외된 사람들의 따뜻한 이야기를 담아온 감독의 솜씨가 여전히 빛난다.
올해 베니스영화제에서 감독상과 남우주연상을 받은 그리스 알렉산드로스 아브라나스 감독의 ‘폭력녀’도 화제작이다.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가장의 무시무시한 행동을 통해 경제적, 윤리적 위기에 직면한 그리스의 실상을 보여준다.
칸영화제에서 올해 황금종려상(최우수작품상)을 거머쥔 ‘아델의 이야기 1부와 2부’도 관객과 만난다. 튀니지 출신 압둘라티프 케시시 감독은 영화를 통해 동성애가 사랑의 예외적인 형태가 아니라 똑같은 사랑일 뿐이라는 주장을 펼친다.
베를린영화제에서 상영됐던 ‘내 이름은 아닌아’는 우루과이와 콜롬비아의 합작 영화. 알프레도 소데르기트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올해 중남미 최고의 수작 중 하나로 꼽히는 이 영화는 초등학생 소녀가 참다운 우정과 세상에 대해 깨달아가는 과정을 그린 수채화풍의 애니메이션이다.
영화제에서는 폐막일까지 임권택 감독의 전작(全作)전이 열린다. 임 감독이 선정한 자신의 ‘베스트 10’을 유명 감독들이 설명하는 자리도 마련됐다. ‘짝코’는 이창동 감독, ‘춘향뎐’은 홍상수 김태용 감독, ‘아제아제바라아제’는 봉준호 감독이 영화의 의미와 감상법을 소개한다. www.biff.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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